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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맛집> 바다내음 그윽한 굴 잔치 - 호그 아일랜드 오이스터 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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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맛집> 바다내음 그윽한 굴 잔치 - 호그 아일랜드 오이스터 바

isygogo 2009. 6. 17. 23:47

챙 넓은 밀집모자만으는 가려지지 않는 뜨거운 나파의 햇살을 고스란히 받아 아직 그 열기가 피부에 따금따금 남아있는 채로 다운타운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고속도로는 밀리지 않았고, 오후나절 와이너리 돌아다니며 테이스팅한답시고 야금야금 마신 와인의  취기가 돌아 차안에서 한시간넘게 곯아떨어졌다.
다운타운에 들어갈즈음에는 이미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고 있었고, 쨍쨍했던 나파의 날씨와는 달리 안개에 쌓인 페리빌딩이 베이브릿지 너머로 보이기 시작했다.
길 한쪽에 차를 세우고, 페리 빌딩 한쪽에 자리한 굴 전문점, 호그 아일랜드 오이스터 바에 도착했을때는 이미 해피아워시간을 틈타 싸고 맛있는 굴을 먹기 위해 찾아온 많은 사람들의 줄이 길게 서있었다.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바깥으로 이어져 있는 문을 나가 페리 선착장을 구경하며 이름이 불리길 기다렸다. 
여느 상점과 마찬가지로 안쪽으로 약간 좁은 듯한 테이블들과 바 자리가 있고, 건물 바깥쪽으로 야외 테이블이 있었는데, 이미 야외테이블에도 사람이 꽉 차있었고, 바람도 점점 세져서 불편하지만 안쪽의 좁은 테이블에서 먹기로 했다. 
 

                                                         호그 아일랜드 사진인듯... 엽서스캔한 것임.

                                                       이것도 엽서사진 스캔. 싱싱한 굴먹기 체험... ^^

엽서에 나와있다시피 1번은 호그아일랜드 농장이 위치해있는 곳이다. 2번과 3번은 호그아일랜드 오이스터 바의 상점위치이고, 우리가 먹은곳이 2번 페리빌딩 내 자리한 곳이다.

몇권의 샌프란시스코 맛집 관련 책자를 훓어본 사람이라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꼽히는 호그아일랜드 오이스터 바에 대해 알고 있을 만큼 관광객뿐 아니라 로컬 사람들에게도 인기 있는 곳이다. 특히 보통 $2 하는 굴을 $1에 먹을 수 있는 해피 아워 시간에는 바 자리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몰려 2시간동안 굴과 와인 혹은 차가운 맥주를 들이키며 하루중 가장 '해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3년 연속 샌프란시스코에 왔다갔다 했지만, 굴 먹으러 오기엔 처음이다. 왼쪽 제일 안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해피아워시간에 왔지만 주문을 못했다고 해피아워 가격으로 먹을 수 있냐고 했더니, 종업원이 시원스럽게 'Sure!'라고 외쳐줘도 일단 $1불짜리 오이스터와 클램 챠우더, 그리고 차가운 맥주를 시켰다.

굴 나오기 전 에피타이져로 나온 빵에 버터 듬뿍 발라 우적우적... 약간 시큼한 빵이지만 한번 먹으면 계속 먹게 된다.

Small Sweetwater Oysters... 저 시큼한 소스는 의외로 맛이 좋다. 텁텁한 초고추장보다는 훨씬 좋았는데,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초고추장에 찍어먹는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해산물 듬뿍 들어간 클램챠우더. 피셔맨즈 와프에서 파는 일반 클램챠우더만큼 진득한 국물은 아니지만, 밖에서 기다리면서 싸늘하게 식은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기엔 충분했다. 해산물의 짭쪼름함과 우유의 부드러운 맛이 잘 어우러진 클램챠우더.

1불짜리 굴을 허겁지겁 먹어치운 후, 이번엔 좀 고가(개당 $2)의 굴을 시켜보기로 했다. 비싸서 늘 배부르게 먹지는 못한다던 언니의 말이 가슴에 와닿았던 순간. 하하하... 우리나라의 커다란 굴-혹은 석화-만 보다가 이렇게 작은거 먹자니 정말 비싸게 먹는다 싶었지만, 저 세가지 종류의 굴을 먹고 나니 돈 생각따위는 저멀리 던져버리게 됐다. 하나는 푸딩처럼 부드럽고, 하나는 바다내음이 확 입안에 퍼지고,,, 굴의 맛이 이렇게 다를 수 있었다니!!! 초고추장에 휙 찍어먹던 그 굴 맛 하고는 전혀 다른 맛이었다.
 

해피아워 시간이 지나자 그 많던 손님들이 썰물처럼 빠져버리고 정신없이 굴을 퍼담던 직원들의 손놀림도 좀 더 여유로워 졌다.

3명의 해양학자에 의해 1983년 설립된 호그 아일랜드 오이스터 컴파니는 매해 300만개의 굴을 생산하고 있으며, Sweetwater, Kumamoto, Pacific, Atlantic Oysters 를 주로 양식하고 있다고 한다. 오이스터 농장에서는 주중엔 $5, 주말엔 $8 (일인당) 을 내면 지정된 피크닉 장소에서 직접 굴을 구워먹거나, 직접 까서 먹을 수도 있는데, 사전에 미리 예약을 해야한다.
버스안에서 오랜 시간 보내야 하는 관광일정에 식상했다면, 차 렌트해서 한번쯤 갔다와 볼만한 곳이다.  

20215 Highway 1. Marshall. CA  피크닉 예약 (415)663-9218 (EXT. 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