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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후라푸치노- 세리토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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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후라푸치노- 세리토스

isygogo 2009. 3. 17. 23:05

내가 먹고 싶었던건, 캬라멜 라떼였다. 늘 먹고나서 그 단맛에 후회하면서도 끊임없이 주문대앞에 서면 캬라멜 라떼를 외치게 되는데, 이날도 예외도 아니었다. 점심먹고 다시 회사가시는 삼촌차를 얻어타고 집 근처 몰에 내렸다. 올때 어디서 무슨 버스를 타야하는지 그 전날부터 버스타임테이블을 펼쳐놓고 작은엄마가 하도 열심히 알려주셔서 근처 지리도 꽤찼겠다,, 거리를 보아하니 뭐하면 걸어갈만한 곳이기도 했다. 몰에 가서 한국에선 잘 못입게 되는 '드레스' 열심히 구경하다가 목이 말라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I'm gonna have one tall Caramel Latte" 라고 나름 정확하게 의사전달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 사람도 못 알아듣는 제스쳐없이, 오케이- 라며 잔돈을 거슬러 주고, 이름불러주면 옆 테이블에서 받아가면 된다고까지 했다. 몇초가 지났을까- 'Sun'이라는 외침에 달려갔더니, 내가 주문한 캬라멜 라떼는 어디가고, 후라푸치노가 나와있는거였다.
너무 당황해 의견피력도 못하고, 뒷사람에 밀려 빨대하나 받아들고 나와보니, 웃음만 났다. 뭐, 이것도 우연이라 치자... 하고 밖으로 나와 테이블에 앉아 '와세다 1.5평 청춘기'를 읽어내려갔다.
인천공항에서 시간때우러 들어간 서점에서 산 책인데 의외로 재밌다. 와세다 대학 만년학도 다카노군이 생활하던 1.5평방의 자취집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쓴 논픽션 소설인데, 꽤 재밌는 인간군상들을 만날 수 있다.
실제 다카노상은 대학시절 사라진 괴수를 찾아 아마존을 탐험하고 그 이야기로 책도 썼다고 하니, 별나다면 별나고 기발하다면 기발하다. 대학생이기에 겪을 수 있는 파란만장한 일들이 페이지 페이지마다 가득하다. 이렇게 진짜 있었던 일이고, 호김심을 발동하게 하는 사건들이 있고, 주인공들의 실제 러브스토리가 있고(해피엔딩인지 아니든지), 약간의 픽션이 버무려진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지금 이 책은 제임스 헤리엇의 '행복한 기적을 키우는 사람들(수의사인 해리엇이 젊은시절 수의사로 일하면서 겪은 일들을 써내려간 소설)' 다음으로 화장실가서 아무 페이지나 펼쳐 읽는 책이 되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