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c Nomad

SQ 016 ICN- SFO 17:50, 24 APRIL, 2009 본문

BlueBarn:::(worldwide)/USA + 미국

SQ 016 ICN- SFO 17:50, 24 APRIL, 2009

isygogo 2009. 4. 27. 15:23

가기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부산하더니만.. 가는 날 아침까지도 바빴다.
오전에 신사역까지 다녀오고, 점심엔 보르와 문 잠시 만나고... 집에와서 간단하게 라면 하나 끓여먹고, 짐을 차에 실으니, 시간은 이미 1시 반이 훌쩍 넘어있었다.
리무진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잔뜩 흐려있던 하늘에서 드디어 하나 둘 씩 빗방울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제 막 푸른 잎을 틔운 커다란 가로수 나무 아래서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쉴 새 없이 전화통화를 해야만 했다.
가면서도 불안하고 가면서도 가는거 같지 않고... 이번 여행은 뭐 이러냐... 마음은 너무 답답하고 불안해..

마음은 울적하지만... 일단 고고씽!

민선이가 준비해준 브루쥬아 담요, 보르가 가서 맛있는거 사먹으라며 편지까지 써서 준 눈물나는 $50불, 래연이가 샌프란시스코 여행에서 사온 기라델리 다크&민트 초콜렛 그리고 비행기에서 읽으려고 내가 주문했던 '월어'라는 책.

4번째 샌프란시스코 여행에, 작년 한번 빼고 늘 이용하는 싱가폴 항공.. 개인적으로 서비스나 기내식 모두 맘에 드는 항공사다.


기내식이 서빙 되기 전에, 서비스되는 음료... 나는 싱가폴 슬링을 마셨는데, 이거 마시고 대략 속 뒤집어져서... 헬렐레... -,.-
빈속에, 거기다가 긴장한 상태에 마시는 술은 좋지않구만...

저녁식사
파스타와 야채 샐러드, 야채와 감자, 토마토-오일 소스를 곁들인 생선구이, 치즈와 크래커, 아이스크림. 롤과 버터, 그리고 홍차.

도착전식사
과일전채, 검은 버섯과 잎줄기 야채, 닭고기를 곁들인 달걀 국수 볶음 롤빵과 버터, 잼, 그리고 커피.

갈때마다 늘 고생했던 게 기억나, 일찍 공항에 나간김에 제일 앞쪽 자리가 있냐고 물었다. 다행히, 인도에서 애 데리고 타는 엄마들이 적었는지 비상구 옆 좌석 제일 앞쪽 자리에 앉아갈 수 있었다. 근데,,, 좋아할일이 아니었다는걸, 비행기가 뜨고 나서야 알았다.
뒤쪽에 가보니까,,, 자리 여유가 많아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3자리 좌석을 하나씩 차지하고 누워있었던 거다. ㅠ.ㅠ 진짜 울고 싶더라... 난 늘 꽉꽉 차갔던 기억이 나서, 아예 자리 옮길 생각도 안했는데, 난 앞자리 받았다고 좋아라 하며 세명이서 꽉꽉 껴갔는데.. 흑.

10시간 30분정도의 비행시간이 끝나고... 도착한 샌프란시스코 공항. 우리나라 인천 공항과 매우 많이 닮아있는 공항.
이젠 열시간의 비행도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책 한권 읽고, 기내식 한번 먹고, 맥주한잔 마시고, 영화 한편 보고, 잠깐 눈 부치고 일어나면... 어느덧... 랜딩할 시간. 예전에, 시카고 들려 피츠버그 갈때가 제일 길고 지루했던 비행이었나보다. 그때는 아마도... 15시간 이상 탄거같은데... 흠.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일인당 입국 심사가 꽤 길어져서 입국심사하고, 짐 찾고 나오는데까지 무려 한시간이나 걸렸다. 김치있냐고 해서, 절인 야채만 있다고 했더니, 이차 엑스레이 심사로 돌려서 코리아 코리아. 이러면서 검사하더라. -,.- 뭐냐. 이 왠지 모를 굴욕감은... 하지만, 2년전 가방 다 펼쳐야했던거에 비하면, 뭐... 이정도면 봐줄만 하다고 해야하나.

멀리 보이는 트윈픽스 첨탑... 반갑다... 너.. 오랫만이구나.


앗. 언니학교 게시판에 붙어있던 살사와 메렝게 강습 찌라시!!!!  당장 알아봐야지. 우후후.

긴 비행을 끝내고 나면 몸은 축 쳐지고, 얼굴은 푸석푸석해져있고, 입안을 깔깔하고, 정신은 몽롱한데- 샌프란시스코는 이제 해가 쨍쨍 내리는 뜨거운 오후 1시... 늘 비행기에 내려선 일본라멘이나 쌀국수를 먹으러 갔었는데. 이번엔 속도 더부룩해서 언니 학교안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해결했다. 중국식 패스트푸드점인 팬다 익스프레스에서 볶음 국수와 핫앤 사워 수프, 베이징 비프로 간단히 점심해결... 일년만에 만난 언니지만, 왠지 한달전에 다시 만나러 온 기분.. ^^

판다에서 받은, 포춘 쿠키... 오.. 아주 좋은 글귀! 럭키 미!

작년에 올때는,,, 제작년에 파리에서 샀던 캠퍼 운동화를 신고 왔는데, 올 해는 희수오빠가 선물해준 나이키 신상 운동화를 신고 왔다. 늘 새로운 곳으로 나를 데려다 주길 바라는 마음...

학교 도서관의 일인용 소파에 앉아 잠깐 졸았다. 시차때문에 힘들기도 했거니와 언니와 형부가 끝날 시간까지 좀 기다려야 했기에... 소파에 앉아 책 보다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잠이 들었다. 날이 맑아 저 멀리 금문교의 교각끝까지 선명하게 보인다.


의도한건 아니었는데, 저 식당안에 앉아있는 아저씨의 얼굴이 절묘하게 지나가는 차의 운전석과 맞아서.. 저렇게... -,.-
사진 집에 와서 보다가 깜짝 놀랐다. 허걱. 대두 아저씨. ㅋㅋㅋ.
몇번 투-고 해서 먹던 스시집... 일본 동네의 한 스시집같은 분위기의 일식집인데 맛도 좋고 서비스도 나쁘지 않다.
샌프란시스코 도착 첫 세러머니... 일식집에서의 디너.  ^^

카운터에는 두 명의 쉐프 아저씨가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스시를 만들어준다. 잘록한 콧수염이 인상적인 쉐프...

데친 시금치에 참깨소스를 얹은 전채. 우리나라 시금치 나물과는 좀 다른 느낌이지만, 간단히 사케 안주로 좋은것 같다.

Agedashi $5.50 - lightly fried tofu in a light dashi soy broth.

바삭하게 튀겨낸 두부... 속은 말랑말랑한 흰두부가, 겉은 바삭바삭한 튀김옷으로 싸여져 있다. 튀김 다시에 찍어먹으면 맛있다.

두부를 좋아하는 조카를 위해 잘게 썰어준 튀김 두부. 김은 꼭 있어야 한다기에 김조각 하나하나 두부에 올려줬다.
애들은 왜 이렇게 까다로운 거야. -,.-

Katsuo Tataki $10.00 - Seared bonito, cucumber, red onions with ponzu sause

살짝 익힌 참치 요리. 형부가 제일 좋아하는 요리중의 하나...

Saba Shioyaki $13.50 - Broiled salted fresh mackerel

우리나라로 치면 고등어 구이 정도 되려나...

Amaebi, Hamachi, Hirame, Unagi and Uni

생새우와 성게알,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어초밥. ㅋㅋㅋ.

회 종류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생새우와 성게알, 그리고 장어초밥은 무척이나 좋아한다. 저 새우의 머리는 따로 튀김으로 내어주는데, 아무리 튀김옷을 입었다지만 새우살에 비해 새우 머리 너무 커서 좀 수상했다. 음하하하하. 

* Tanuki *
4419 California st. San Francisco   415)752-5740

근사한 저녁을 먹고 집에 왔는데, 그 동안 참았던 졸음때문인지, 저녁에 마신 사케 때문인지 금방 졸려서, 졸릴때 자야한다는 강박관념에 눌려 10시부터 잤다. 다행히 이른 새벽에 깨진 않았지만, 11시 넘어 서울에서 전화오고, 대리운전 문자오고. -,.- .....
이렇게, 슬렁슬렁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첫 밤이 스리슬쩍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