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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나리타-시카고-피츠버그... 약 20시간의 비행 + 첫 날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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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나리타-시카고-피츠버그... 약 20시간의 비행 + 첫 날

isygogo 2009. 3. 15. 21:49
처음- 언니한테 놀러가던 2002년.
월드컵열기가 한창 한반도를 달굴즈음... 인천에서 출발해, 나리타를 잠깐 들러, 시카고를 거쳐, 피츠버그로 날아갔다.
고등학교 사회책에서나 보던 '피츠버그'에 관해 내가 알고 있던 얄팍한 지식은 고작 철강의 도시, 카네기가 사업성공한 도시, 앤디워홀의 고향 그리고 하인즈 케찹의 본고장- 이 정도 였다. 나름 미국의 한 시골로 간주하고 갔었는데, 이 작고 오래된 도시가 나는 퍽이나 마음에 들었다.


공항에 앉아있으면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이며 떠날 채비를 하는 '떠나는 사람'들이 참 다양함을 알 수 있다. 면세점 쇼핑은 잘 안하는 관계로 살거 몇개만 딱 사고나면, 사람 적은 공간을 찾아 자리잡고 앉아 음악을 듣거나 공항 서점에서 산 책을 읽는다.
얼마나 긴 시간을 앉아서 가야하는지는 머리속에 굳이 떠올리려 하지 않고,,, 높은 천장때문에 울리는 사람들의 웅웅거림을 여행시작의 전주로 삼아 게이트 수속이 시작될때까지 혼자 앉아,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엄마에게 잘 다녀오겠습니다- 보고를 한다. 마치 영영 안돌아올것처럼... 나의 여행놀이가 시작된다.



일본경유 비행이었기에, 일본까지 가는 동안 간단한 스낵나와주시고... 스타벅스 커피에 감동했던 기억. 하지만 커피맛은 증말. 감동받은거 도로 떨어질만큼 맛없었다.
1990년 처음 엘에이에 혼자 가본 후- 커서 미국가는건 이때가 처음이었던거 같다. 나름 엄청 설렜던 기억.



머리가 띵- 아파오고, 잠은 안오고, 근처 자리잡은 아기의 빽빽 울어대는 소리하며, 내 자리 복도쪽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아줌마가 떡하니 내자리 앉아 학생(학생도 아니었다)이 양보하라며, 반 강제로 나를 4자리의 가운데로 밀어넣었다. 이유는 자기가 화장실을 자주 가서 그런다더니 시카고 가는 내내 한번 가시더라. -,.-


지겨움이 극에 달해, 몸이 배배 꼬일 때즘.. 시카고 표시가 나타났다. 그래도 한시간 이상 더 남았던 상황이지만, 목적지 확인만으로도 환희에 가득찼던 이 때.


시카고 오헤어 공항의 복잡함은 떠나기전 언니가 재차 설명해줘서, 내리자마자 각오를 단단히 하고- 열심히 팻말 따라 다녔다.
국제선에서 짐을 찾아 다시 국내선 청사로 가는 길... 짐 바리바리 끌고 이고, 땀 꽤나 쏟았다.


뭐든지 신기하고, 뭐든지 궁금한- 촌스런 관광객. ^^


피츠버그행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피츠버그가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고향(고향이기보다는 본점 본거지?)이라는 걸 처음 알았다.
20시간 이상 진행된 비행- 오랫만에 만날 언니랑 형부 생각에 몸은 소금에 팍 절인 겆절이 같이 흐물거렸지만, 좀만 더 힘내기로!




드.디.어. 도착... 너 참 반갑구나.. 피츠버그야.


언니랑 형부가 집에 가기도 전에 들른 리쿼샵... 내가 있을 동안 먹으라며 맥주 한박스 사줬다. ㅋㅋㅋ.


시차적응이 뭔말이냐... 원래 바로 그 다음날엔 몸은 힘들어도 잠은 안오는 시스템이기에, 일찍 일어나 언니네 학교 따라갔다.
조촐한 아점 식사. ^^


언니 삼실에서 내려다본 시내, 사실 시내는 아니고 다운타운은 따로 있고 여긴 핏대-피츠버그대학- 주변이다.


장보러 따라나간 곳... 스트립 디스트릭트... 중국 가게에 가서 야채사고 고기사고 그랬다. 이미 이때부터 내 눈은 감기기 시작.


좋다고 웃고 있지만, 몸과 마음은 이미 너덜너덜 해져 있었다. 집에 오자마자- 저녁먹고 바로 쓰러졌는데, 새벽 4시에 번쩍 눈이 떠지고서는 다시 잠들지 못해 한참을 뒤척였다. 시차적응하느라 괴로운 과정은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특히나 새벽 2-3시에 눈이 떠져 머릿속 맑게 개일때면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미국에 온 첫날- 이렇게 몸살나며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