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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밤에 불켜지는 피라미드는 한번 봐야했기에, 오베르에 있는 고흐의 방을 보러 갔다 북역에 도착하자마자, 자전거를 빌려서 루브르까지 구르듯이 달려갔다. 어스름한 저녁시간이 지나고, 8시가 좀 지나 가로등과 건물 외벽등이 켜지고 나서 두근두근하면서 9시까지 기다렸지만, 결국 피라미드의 불은 켜지지 않았다. 더 늦게 켜거나, 요즘 절전하느라 안켜거나... -_- 하루종일 걸어다녀 조금 피곤한데다 북역에서부터 쳇바퀴 굴려 열심히 달려왔더니 허벅지가 너무 떨리고, 배도 고파서 일단 몇장만 찍고 철수했다. 역시, 피라미드의 불켜진건 엽서에서 봐야하는것인가... -__-
루브르는 정말 컸다. 위아래로 빼곡히 그림들이 걸려있었고, 방 마다 방마다 기웃기웃 하며 보는것도 반나절이 지나니 힘에 부쳤고, 점심먹고 나서는 머리가 너무 아파서 루브르 박물관 지층에 있는 의무실에 가서 두통약도 얻어먹었다. -_- 그림을 보는건, 굉장한 체력과 인내를 요하는 일이었고, 처음의 명화를 직접 본다는 기대감과 설레임도 5시간이 지날 즈음에는 완전히 사라져, 무겁고 딴딴해진 두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닐 지경에 이르렀다. 그 긴 복도와 많은 방들과 커다란 홀들을 걸어다니며 내가 걱정이됐던건... 그 옛날, 저 쪽 회랑 끝에서 누군가 심부름좀 시킬라치면, 도대체 어떻게 부르고 어떻게 다녔던 걸까,,, 하는 거였다. 디긋 자 형으로 되있는 건물 끝에서 심부름 시키면 또다른 건물 끝까지 얼마정도의 시..
루브르에 가면서 제일 먼저 생각했던건 베르메르의 그림이었다. 생애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았던 베르메르의 유명한 그림이 바로 이곳 루브르 박물관에 있기 때문이다. 안내지도를 받아들고 내가 제일 먼저 찾아 간 방도 베르메르의 '레이스를 짜는 여인'이 걸려있는 방이었다. 하지만... 그림은 없었다. 있어야 할 그 곳에... 그림은 없었다... 구석에 살짝 적힌 쪽지를 읽어보니,,, 그림은 지금 쿄토미술관에 가 있다고 한다. -_- 이미 시작부터 전의를 상실하고 만 나는... 7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루브르를 떠돌면서도 가시지 않는 아쉬움에 계속 혀를 차야만 했다. 오늘도 역시... 짐을 단단히 챙겨서 길을 나섰다. 루브르 가는 길... 누구나 다 아는... 그 유명한 카페... 카페 드 플로레. 커피는 다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