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c Nomad
동상이몽 본문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을까.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어느 정도 포기를 해야한다는 말이기도 하니까
그 포기의 정도가 어디까지 인가를 놓고 가늠해야 하는 저울질.
여름에 갔던 아유타야는 더웠다.
정말, 더웠다.
더운 나라답게 에어컨 하나는 빵빵하게 틀어대는 버스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내리니 눈까지 멀어버릴 것 같은 강한 햇볕에
한동안 어쩔줄을 몰라했다.
사원엔 한두명의 사람뿐, 동남아에서 흔한 관광객조차 없었다.
주황색 옷을 걸쳐입은 여러 부처님들이 쭉 앉아 명상중이었다.
대놓고 손을 모아 기도할 순 없었지만, 마음속으로 살짝 손을 모아 나의 찬란한 미래를 부탁했었다.
그때 했던, 나의 바람은 이루어졌던가.
그지같은 사랑은 더 안하게 해주세요.. 라고도 빌었고.
제 앞가림 잘 해 나갈 수 있게 지켜봐주세요.. 라고도 빌었고.
일 많이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도 빌었고,
언젠간 여기 또 올 수 있게 해주세요... 라고도 빌었다.
부질없는 기도일수도, 허망한 꿈일수도, 나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는 바램.
그래도 늘... 절에 들어서면 하게 되는 작은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