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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뒷골목

isygogo 2014. 1. 7. 17:53

노틀담 사원 대각선 방면 횡단보도를 건너 무작정 걷기 시작한게 오전 열한시 즈음. 

한참 이골목 저골목 다니다가 두 건물 사이 작은 철제 문이 나 있는 곳을 지나갔다. 

그 곳은 따로 가려하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가버릴 만큼 돋보이는 것도 랜드마크가 될 만한 모양새도 아닌 곳이었다. 

그저 건물 사이 후미진 뒷골목이거나 아파트로 들어가는 입구라고 생각하고 말았는데- 

무심코 내 앞의 관광객들을 따라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이 골목길은 뜻밖의 보석같은 가게가 많은 곳이었다. 

비스듬하게 주저앉고 있는 듯한 카페하며, 기념품가게도 하나 있고, 지류와 편지지, 왁스같은 것을 파는 잡화점도 하나 있었다. 

골목 중간 즈음 바닥이 울퉁 불퉁 해 자세히 보니, 가운데가 볼록하고 양 옆으로 반들반들하게 닳은 네모난 돌 타일들이 깔려있다. 

어디서 들었더라... 나중에 알았지만 이 도로가 파리 내에서도 꽤 오래전 모양새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골목길이라고 했다. 

당시엔 저 돌 바닥 위로 다그닥 거리며 마차들이 지나다녔겠지...  다시 보는 골목길의 풍경은 조금 달라보였다. 

아케이드 끝까지 가니 맞은편 큰 대로가 나온다. 그대로 계속 앞으로 나가볼까 고민을 하다 발을 돌려 아케이드 안으로 쏙 들어왔다. 

그리고 다시 벽돌 바닥 가장자리를 걸으며 조금 전에 지나쳐 온 카페에 들어가 진한 쇼콜라쇼 한 잔을 시키고 엊저녁 읽다 만 소설책을 꺼내들었다. 

구석 구석.. 오래된 시간과 현대의 공간이 뒤섞인 이 미묘한 아케이드 안, 작은 카페에서 그렇게 길을 멈추고 한참을 쉬어갔던 하루. 

너무 많은 관광객이 들락날락 거리지 않기를 살짝 바라게 되는 그런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