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c Nomad

엄마의 생일 그리고 나의 생일 본문

Da:isy ::: 일상

엄마의 생일 그리고 나의 생일

isygogo 2012. 1. 12. 16:42



엄마, 내 태몽은 뭐야?
몰라, 기억안나. 그런게 어떻게 기억나.
엄마, 난 몇시에 태어났어?
몰라, 점심먹고 있는데 배 아파서 병원갔더니 나왔어.
엄마, 난 왜 돌사진이 없어?
몰라, 그때 다 바빴나봐.
엄마, 왜 외할머니가 나 태어나서 울었어?
몰라, 둘째도 딸이라고 속상하셨데.
엄마, 왜 나만 아무도 안 닮았어?
몰라, 다리밑에서 주워와서 그런가.
엄마, 나 키우면서 힘들었어?
몰라, 넌 보행기에 앉혀서 나무에 묶어놓으면 혼자 잘 놀았어.
엄마, 왜 난 같은 음식을 해도 엄마가 해주는 맛이 안나지?
몰라, 그냥 대충 넣으면 돼.
엄마, 왜 내 두번째 발꼬락은 엄지보다 길어?
몰라, 엄마 닮아서 그런가봐.
엄마, 그래도 둘째딸이 제일 좋지?
몰라, 엄마는 다 사랑해.

처음 저 사진을 봤을때.. 당연히 오른쪽 빨간 바지 여자아이가 나고, 엄마품에 안겨있는 남자애가 동생인줄 알았다.
하지만, 오른쪽 빨간 바지가 언니고, 엄마품에 안긴 못난이가 나란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예전엔 가족 중 나를 닮은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게 왠지 슬펐는데.
우연히 다시 본 옛날 사진첩 속 젊은 새색시 엄마의 얼굴은... 지금의 내 얼굴과 아주 많이 닮아있었다.
엄마의 생일날... 그리고 나의 생일날..
엄마 낳아주어 감사해요. 그리고, 제대로 살아 갈 수 있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물론 - 엄마는 블로그를 보시지 않으시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 내 입으로는 절대 저렇게 말 못하지.... ^^
(뒤에 짚차를 보라,, 사랑한단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집이 아니다. ^^ 서로 웃겨 죽을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