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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2009> Gien -스물 일곱번째 계단의 발꼬락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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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2009> Gien -스물 일곱번째 계단의 발꼬락

isygogo 2012. 1. 8. 22:53


그림에서나 보던 성 같은 별장에 도착한 날... 
그 옛 먼지 냄새 퀘퀘함이 좋았고, 둥글게 돌아간 외벽 마무리가 좋았고, 그 외벽따라 타고 올라가는 싱그런 아이비덩굴이 좋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나를 따라 들어선 햇살이 문 앞 거울에 반사 돼 일층 전체가 은은한 꿀빛 햇살 속에 반짝 반짝거렸던 기억이 난다.
언제 깔렸는지, 언제 마지막 세탁이 됬는지 모르는 두터운 카페트가 깔린 계단을 올라 3층 팔각형 방 안에 들어설 때까지 황홀한 '고성' 꿈에 젖어 모든게 빛나보였다.
하지만.  빛남은 10분뿐. 
햇볕이 들지 않는 그늘은 여름이라는 날씨와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소데나시 밑에 드러난 팔뚝에 소름을 돋게 했고, 앉아있는 내내 꼬리뼈를 시리게 했으며 낮은 슬리퍼 사이로 삐져나온 발꼬락마저 얼어붙게 만들었다.  
주방에서 커피를 한 잔 들고 방으로 올라오는 길... 꼭 스물 일곱번째 계단으로 비치는 햇살이 너무 따뜻해 두 발 가지런히 모으고 잠시 해바라기 놀이를 했다.
오늘은 날이 많이 풀리긴 했지만 그래도 빨리 여름이 왔으면 좋겠다. 봄을 제쳐두면 기분 상하려나.... 하지만. 이제 그만 옷 껴입고 다니고 싶다. -0-
곰 같아. 특히 패딩입은 나는. 내가 봐도 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