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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 일상

새로운 습관

isygogo 2011. 3. 12. 23:29


있잖아,
처음엔 그저 운동을 하기 위해서 운동화 끈을 조이고, 아이팟을 주머니에 쑤셔넣고 동네를 돌았는데, 그게 오래 가진 않았아.
날이 추워서, 머리가 아파서, 귀찮아서, 시간이 늦어서, 할 일이 있어서...  변명거리만 늘어났었지.
근데 요즘엔 아침에도 조깅을 하게 됬어. 다른 점이 있다면 아이팟도 없고 전화기도 없이 나가고, 후드티의 모자를 푹 눌러쓰고, 집 앞 평지를 계속 돌아.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신기하게 생각이 좀 정리가 돼.
오늘 서점에서 일본 스님이 지은 '생각버리기 연습'이란 책을 우연히 보게 됐는데...
대충 훓어봤는데, 이런 말이 있더라구. " 만약 분노 에너지가 들끓어 화가 난다고 생각되면, 이 감정을 따옴표로 묶어버린다. 즉 '화가 난다'가 아니라 '나는 화가 난다고 생각한다'라고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몸에 익히면, 우리를 괴롭히는 복잡하고 쓸데없는 생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게 될 것이다." - 음. 이게 쉬운 일이면 사람들이 신을 찾지는 않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익숙해지면 꽤 도움이 될거는 같았어.
생각이 너무 많을때가 있어. 쓸데없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도 하면 안된다는걸 아는데, 그게 참 자유의지로는 잘 되질 않는데 말야,
그래도 그냥 두 다리를 움직여서 가다보면 조금씩 생각을 버리게 돼.
물론 그 생각이 아주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다른 방향으로 생각을 하게 돼지.
아, 그 일을 이렇게 저렇게 해서 시작을 하고, 저 일은 요렇게 저렇게 해서 해결을 하자- 이런 식으로...
예전 어느 광고에서 남자들이 가장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곳은 사우나에서다. 라는 요지의 문구를 본게 기억이 났는데
아마 요즘의 나에겐 뛰다가 결정을 내린다- 라고나 할까.  :-)
역시 생각이 많을 때는 몸뚱아리 움직여 바쁘게 해야 한다는게 맞는 말인가봐.
그래도, 가끔은... 나도 소심한 에이형인지라...
뛰는 것도 도움이 안될때가 있어. 한발짝도 나아가질 못하겠더라구.
어쩌면, 무언가 확실하게 끝맺음이 없으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손톱 깨물고 서성거리기만 하는 성격탓일지도 모르지.

오늘이...  그랬어.
아마도-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에 걸쇠걸어놓았던 저 안쪽 냉동실이 녹아내려서 그런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