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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Chicago> Blue Chicago

isygogo 2010. 4. 5. 22:40
무박 이일동안의 주말 여행이었다. 기차를 타고 피츠버그에서 시카고까지 10시간이 걸렸다.
밤새 기차는 달리고 달려 새벽녘에 시카고에 도착했는데, 생각으로는 기차 속도가 60 km도 안됬던거 같다. -_-
처음에 기차에 타서는 친한 사람들끼리 자리를 잡고 앉아 기념사진을 찍어대고, 식당칸으로 몰려가 맥주를 한잔 마시면서 카드놀이를 했다.
물론 그 왁자지껄함은 한시간안에 끝이 났고, 12시가 넘어서자 다들 머리를 45도로 기울인채로 좁은 의자에 쑤셔박혀서 잠을 자기 시작했다.
아침에 도착한 시카고는 무척이나 추웠다. 역에서 돌아갈 열차 시간을 확인하고 각자 흩어졌다.
나는 시카고 미술관에서 하던 램브란트 전시를 보러 갔고, 대만친구들은 중국 식료품점으로 달려갔고, 몇몇은 시어스 타워로 달려갔다.
램브란트 전시를 보고 나와 동생들하고 캘리포니아 피자 키친에 가서 점심을 먹고는 부둣가 근처 유원지에 놀러갔다.
시어스 타워는 날씨가 안좋아 이미 꼭대기조차 지상에서 보이지 않아 시카고 전망 보는건 포기했다.
유원지에서 오랫만에 나는 그네도 타고, 다람쥐통도 타고, 관람차도 탔었다. 어린 동생들과 같이 놀려면 체력이 좋아야 한다는걸 절실히 느꼈던 날..
어이쿠야... -_-  저녁에 다시 역에 모여서 인원 점검을 하고, 다시 10시간동안 지루한 기차를 타고 피츠버그로 돌아왔다.
시간때문에 재즈바에 못 가본게 제일 아쉬웠던 여행. 블루스 한 곡 정도는 듣고 왔어야 했는데, 그 놈의 기차 시간.. -__-
늘 그렇듯, 떠나는 순간이 제일 설레이는 학교엠티... ^^

친구가 6월에 시카고로 간다.
나름 많은 고민을 했을테고, 많은 각오을 했을테고, 수많은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결정한 일일테니... 등떠밀며 얼른 가라고 해야하지만.
그래도 새벽에 칼국수 먹으러 가고, 점심시간에 만나 같이 해장하고, 엔진오일 같이 갈러 가고, 내가 만든 뭔가 어설픈 음식들 꾸역 꾸역 다 먹어주던 친구가 이제 곧 멀리 간다고 생각하니 하루하루 날짜를 지워나가는 마음이 조금씩 무거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