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c Nom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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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 일상

더블 에스.

isygogo 2009. 10. 12. 17:53


                                                                                                                       2009. France, Odeon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준 상처보다는 받은 상처를 더 깊이 기억한다.
손끝이 하얗게 변한다는건. 이런 기분이었구나.
어쩌면. 이미 겪었던 일인데, 이미 그 느낌따위에 무뎌져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애써 꾹꾹 묻어두고, 그런 일은 다시 겪을 일 없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두번째는 좀 더... 세번째는 좀 덜... 아픔에도 익숙해져 한마디 욕으로 다 잊을 줄 알았는데.
또. 그건 아닌가봐.
사람들때문에 힘들어할 일은 더 없을 줄 알았는데- 그런건 나이가 들어도 별 소용이 없나봐.
내 자신이 너무 너무 짜증나고 추해보이고 불쌍하지만...
뭐, 그래도 별꼴 다 보면서 더 살아가볼래.

머리가 띵해진다는게 이런 기분.
어이가 없다는게 이런 느낌.
온 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게 이런 기분.
살의를 품는다는게 이런 느낌.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게 이런 기분.
결국엔 제 생각만 한다는게 이런 느낌.

너무 기댈필요도 없고, 너무 사랑할 필요도 없고. 너무 이해할 필요도 없고.
너무 미워할 필요도 없고, 너무 억울해할 필요도 없고, 너무 울 필요도 없다.

심장이 뻐근하고, 불에 덴듯 욱신거리는 고통도 내일이면 괜찮아질거야.
명치끝이 꾹꾹 아플 일도 이제는 없을거야.
 
단지, 궁금한건...
왜? 도대체 왜 나한테 그런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