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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스타일 여행기, Italian Joy - 칼리 컬슨 (넥서스BOOKS 15,000won)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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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스타일 여행기, Italian Joy - 칼리 컬슨 (넥서스BOOKS 15,000won)

isygogo 2009. 6. 21. 20:37


+ 사람들은 말한다. 모든 것을 팽개치고 떠나다니 얼마나 용감한가. 직접 볼 수 는 없지만 사람들이 '용감하다'는 단어를 연발할 때 내 얼굴에 나타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용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행동이었으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사실 어찌 보면 진실은 정반대였다. 길을 떠나도록 내 등을 떠밀었던 것은 두려움과 낙담, 분노가 섞인 복잡한 감정이었다.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삶에 영원히 덜미를 잡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남들은 다 가지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는 낙담, 나를 본 체도 않고 지나가버린 모든 것들에 대한 분노.++++++++++++++++ Italian Joy by 칼라 컬슨 

어정쩡한 역마살을 사주에 타고난 나는, 다른 여행자들처럼 어려서부터 전 재산을 털어 배낭여행에 나서거나, 모든걸 집어치우고 등에 가방하나 지고 세상을 누비는 일도 없었고, 혼자 훌쩍 아무곳이나 떠났다 돌아오는 일도 없었다.
단지, 늘- 어딘가 가지 않으면 답답해 죽을 것 같았고, 또 그런 일이 있을때면 운좋게 떠나게 되는 기회가 찾아왔다. 
여행만 다니다가 평생 바람처럼 살다 갈거야-라는 패기백배 인생모토를 가지고 있는건 아니지만, 최대한 많은 곳에 가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 
늘 그랬다. 어떤 곳이라도 사진찍을 수 있는 일이라면 남극에라도, 아프리카라도, 마다가스카든 '땡큐!'외치고 가겠다고. 
한창 일에 눌려있을때, 사람들에게 지쳐있을때, 우연히 읽게 된 이 여행기는 사진하고는 전혀 - 관계없는 일을 하던 한 여자가 어는 날 문득 비어있는 자기자신을 발견하고는 돈. 명예. 직업을 다 버리고 이탈리아로 가서 사진을 배우고, 결국엔 많은 패션지를 꾀차는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인데, 사실 이렇게 성곡하기까지의 과정이 녹록치 않다는건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성공이 대견하고, 부럽기도 하고, 약이 오르기도 하다. 그러면, 너도 다 털어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면 되지 않겠냐고 되묻는다면, 변명같은 내 '책임'이 있고, 옆에서 누군가 찔러주지 않으면 생각만하고 실행에 옮기기 주저하는 이 소심한 A type 혈액형도 문제겠고, 비행기표 끊기에는 이번달 카드 한도가 다 됐다는 재정란도 있고.... 하하하. 
언젠가 이탈리아에 가면 베스파를 빌려타고 피렌체의 시장에 가고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해준 책.
언젠가 나도 이렇게 이쁜 책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해준 책. 부럽소, 컬슨 양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