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c Nomad

<소살리토 2009> 소살리토 + 금문교 남단에서 걸어서 1시간 10분... 본문

BlueBarn:::(worldwide)/USA + 미국

<소살리토 2009> 소살리토 + 금문교 남단에서 걸어서 1시간 10분...

isygogo 2009. 6. 2. 23:03
소살리토에 가던 날 아침, 금문교 앞에 다다르니 이미 다리 위 두개의 첨탑부분은 안개에 쌓여 보이지 않았고, 태평양바다에서 넘실거리며 넘어오는 하얀 안개가 손에 잡힐듯이 다리위를 서서히 지나고 있었다.
운동화끈을 다시 조여매고, 언니 모자를 푹 눌러쓰고, 목도리를 다시 촘촘히 여미고 금문교를 건너기 시작했다.
많은 관광객들 틈에 섞여서- 부다 바의 라운지 음악을 들으며 한발 한발 내딛기 시작한지 20분 후... 금문교 첫번재 기둥에 도착했다.
잠깐 다리 난간에 기대서 저 멀리 보이는 반짝반짝 빛나는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을 바라보며 잠시 기념사진 시간...


사실.. 금문교는 미적으로 봤을때 그렇게 이쁜 다리는 아니다. 그냥, 철근으로 이어진- 긴 빨간다리정도? 아마도, 금문교가 이렇게 유명하게 된건, 안개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냥 맨 몸을 내보인 금문교보다는 확실히, 반쯤 안개에 쌓인 금문교쪽이 뭔가 할말이 있는듯 없는듯 자꾸 쳐다보게 되는 그런 기분이랄까...

가까이 서서 보면, 정말 아찔하다. 특히 바람불때...

약 30분후... 절대 걸어서 못 건널것 같은 금문교를 건너왔다. 생각보다는 길지 않았던 GGB 코스....
다리 위에는 달리는 사람들, 자전거로 씽씽 앞서나가는 사람들, 그냥 무작정 걷는 관광객들등 다양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안개를 뚫고 간다.

다리만 건너면 다른 세상... 다리하나 건넜을 뿐인데.. 이렇게 좋은 날씨가!!!

미국 여행 내내... 뚜벅이였던 나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던 버터핑거!!! 넌 정말 최고의 초코바야!

저 멀리 보이는게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그리고 옆으로 보이는게 오클랜드로 가는 베이 브릿지 ...

전망대에 앉아서 피곤한 다리를 쉬며 5분 고민했다. 이대로 다시 돌아갈 것인가.. 산을 넘어 소살리토로 갈것인가...
자전거 렌트해올껄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자전거 도로를 따라가면 되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감'만으로 버터핑거 하나 다 입에 쑤셔넣고 소살리토로 고고씽...
보통 관광객들은 피어 39 근처나 마리나 근처에서 자전거를 빌려 소살리토까지 가서, 구경한 후에는 페리를 타고 다시 다운타운으로 가는 코스를 택한다.

차들과 자전거는 쌩쌩.. 나를 잘도 앞질러 산길을 돌아갔고, 모든 운전자들이 혼자 길안쪽에 바짝붙어 걸어가는 나를 보며 '미친거아냐?'라는 표정을 보이며 지나갔다.

전망대에서도 한참을 내려와, 소살리토 가는 길... 멀고나. 참으로...


드디어 도착한 소살리토. 아이고 힘들어라!!!
마을 어귀에 있던 오래된 듯한 집... 한창 수리중이었다. 절벽끝으로 아슬아슬하게 붙어있는 집들...
산 속에 콕 콕 박혀있는 집들은 모양도 색도 다양해서 알록달록한 컬러모자이크 같다.

마을에 당도한 기념!!!

예술가들이 많이 산다는.. 날씨좋고 경치 아름답기로 소문난 소살리토...  장만옥과 여명이 나왔던 영화 '소살리토'가 생각난다.
아직 보진 못했지만... 언제 시간내서 찾아봐야 겠다. 첨밀밀 3탄쯤 된다던데.. 과연 1탄만큼 재미있을까..

그렇다.. 저 집들은 '개인해변'을 갖고 있는거다!!!


개인 해변은 접근금지랍니다. 총 쏠지도. 빵.




소살리토 다운타운은 굉장히 작고 아기자기하다. 예술가들이 많이 사는 곳 답게 갤러리들이 많고(갤러리 몇군데 보니까 내가 이해하긴 힘든 예술하는 아티스트들이 많이 사는거 같다 ^^), 샵들도 많고, 음식점도 많다.




사실은 Fred's Restaurant에 갈 생각이었는데, 중간에 우연히 만난 동네 아저씨가 로컬들이 주로 가는 곳이라며 추천해준 인디안 식당. 굉장히 작고 또 뭐랄까.. 심플한 식당. 저렇게 식판같은 접시에 나오는데, 맛은. 음.. 너무 정통 인디언 맛이랄까..  난 좀 진득하고 맛도 깊은 커리가 좋은데, 이 집은 향이 깊은 커리를 내준다. 그래도 앉아있으니 동네 사람들 오가며 커피 한잔 하고 가고, 밥먹으며 수다떨고 오고 하는 모습은 재밌었다.





도대체, 저 많은 배들은 누구꺼??


소살리토 거리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손에 들고 다니는.. 아이스크림... 유명하다는데 그닥 아이스크림 좋아하라 하는 편이 아닌 나는 그냥 패스...


페리를 타고 갈까 잠깐 고민하다가, 페리 탈 돈으로 커피나 한잔 마시고- 내일 맛있는 점심 사먹자로 생각을 고쳐먹고,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 가기 시작...



저 하얀것은... 산 중턱에 걸려있는 안개 구름...  소살리토에도 안개가 많이 끼긴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처럼 칙칙하고 음산한 안개가 아니고, 햇볕사이에 살짝 껴있는 '구름빵'분위기다....


오후가 되자 금문교위로 안개가 더 껴있었다. 모자 푹 눌러쓰고 집으로 되돌가는 길...  생각보다 안 힘들잖아 라며 스스로 대견해했건만... 다음날 삭신이 괴로워 좀 힘들었다. 걸어다닌 시간만 약 5시간...



이 아래 사진은... 내가 처음 소살리토에 왔을때 찍은 사진-
선배가 데려와줘서 뭐가 좋은지도 잘 모르고 왔엇던 곳.. 벌써 그게 7년전이다. 헉.

*소살리토에 가려면, 나처럼 용감하게 걸어가도 되고, 마리나, 피셔맨즈 와프, 피어 39 근처의 많은 자전거 대여점에서 자전거를 빌려서 가도 되고, 피어 39에서 페리를 타고 가도 되며 물론.. 차를 렌트해서 가뿐하게 다녀와도 된다. ^^ V  어떤 방법을 택하던, 샌프란에 왔으면 꼭 한번은 시간내서 들려도 좋을 곳이다. 일반적으로 제일 많이 모여있는 다운타운말고도, 해변가를 따라 쭉 들어가면 중간중간 이뿐 샵들과 음식점 그리고 안틱 샵들이 골목안쪽으로 많으니 슬슬 걸으면서 구경해봐도 좋을듯. 걸어다녀도 괜찮은 반경 10킬로안의 또 다른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