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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 요시다 슈이치 (은행나무 9400won)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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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마크 + 요시다 슈이치 (은행나무 9400won)

isygogo 2009. 2. 22. 21:57
랜드마크 - 요시다 슈이치 (은행나무 9400won)

" 무서운 속도로 변화해가는 거리의 풍경을 두 남자의 시점에서 바라보고 그린 작품이다. 무대는 사이타마현 오미야. 그곳에 건설중인 나선형의 고층 빌딩을 설계사와 현장 작업원이 각각의 각도에서 올려다보면서 이야기가 움직여간다. 어떤 풍경속에 두 남자가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두 남자가 보고 있는 각각의 풍경이 읽은 후 겹쳐져서 하나의 풍경이 된다면 좋겠다. 이 작품을 통해 지금까지의 작품에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든다."                                       - by  요시다 슈이치

                                                                                                                                           Pittsburgh, 2004

................... 길쭉한 탈바가지 같은 얼굴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쳐다보는 요시하루가 성가시고 짜증스러웠다. 늘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해하는건, 몇 주 동안이나 계속 정조대를 입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을 입으면 누구한테 언제 들킬지 몰라 맘을 놓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하야토는 입고 있는 거다. 요시하루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마치 "아니, 도대체 왜 불안해하고 싶은 거냐? 응? 도대체 이유가 뭐야?" 하고 끈질기게 취조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불안해할 일이 전혀 없으니까, 일부러 그럴 만한 짓을 하는게 아니냐고 하야토는 속으로 대꾸했다. 실제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그렇게 속으로 말하고 보니 딱 그거다 싶었다. 

p180. 랜드마크. 요시다 슈이치.    

일부러 현장까지 와서 목을 맨 이유를 모르겠다. 어디서 지내고 있었었는지는 모르지만 죽으려거든 그냥 거기서 죽지, 하는 생각에 마음이 괴로웠다. 무엇이 그리 괴로워 자살까지 했는지는 모르나, 주위에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 하나 없었는지 화가 났다. 흰색 스카이라인 한 대가 이누카이의 차 옆을 스쳐 지나갔다. 이 차가 시속 150 km로 달리고 있으니 저쪽은 못해도 속도가 180 km는 될 것이다. 은색의 높은 방음벽으로 가려진 이 도로에서는 주변 경치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눈가리개를 하고 달리는것 같다. 핸들을 잡고 있지 않아도 누군가가 차를 목적지까지 인도해줄 것 같은 느낌도 든다................................................................

p235. 랜드마크. 요시다 슈이치.
                                                                                     

군중속에 있어도 결국 인간은 늘 불안이란걸 껴안고 살아가나보다. 이유없이 불안한것도, 이 생활이 너무 완벽하게 돌아가서이고, 또 이유있게 불안한것도, 이 생활이 내가 원하는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아슬아슬하게 늘어져있던 실이 하나 끊어지고 나니, 불안 자체도 껴안게 되는 상황이 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