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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 본문

Da:isy ::: 일상

아이의 마음

isygogo 2026. 5. 12. 21:50

 

초등학교때 나는 공부잘하고 영특한 아이는 아니었다. 

조용하면서 문제는 없고 하지만 특출난 것도 없는 아이였다. 

 

받아쓰기를 잘 못해서 2학년때까지 선생님께 많이 혼이 났고, 엄마 말에 의하면 그때 엄마는 세 아이에 시댁 식구들 챙기느라 애들 공부를 봐 줄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언니는 그런 와중에도 스스로 열심히 하는 아이였고, 나는 그저 매일 매일 주어진 하루하루를 신나게 (혼자)놀면서 보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어떻게 공부하는 지, 방법을 좀 알았다면 우등생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있다. 

알아서 공부하라 하면서 시험 잘 못 보면 막 혼만 내는 엄마가 야속할 때도 있었다. 

그 때는 학교에서 선생님 수업만 잘 들어도 공부를 잘 할 수있는 시대였지만, 나는 이해하기까지 조금 시간이 걸리는 아이였고 - 선생님들은 기다려 주지 않았다. 

 

아이가 말도 안되는 성적을 받아왔다. 

나름 학원에서도 준비를 하고, 학기 시작하며 매일 차근 차근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몰라서 틀린게 아니라 단순 계산 실수로 좌르륵...  빨간 줄을 받아왔다. 

처차만 시험 점수 앞에서, 화가 났고 답답했다. 왜 이걸 몰라? 왜 이걸 틀려? 

아이한테 다다다다- 쏘아부칠것 같아 입을 닫았다. 

남들처럼 미리미리 학원을 다녀서 선행을 했어야 했나, 힘들어해도 붙잡고 시켰어야 했나, 내가 너무 놀게 놔둔게 아닐까, 

온갖 걱정과 후회와 짜증이 나서 저녁까지 아이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어려서 다정히 알려주는 엄마가 그리웠음에도, 나 역시 표독한 얼굴에 냉랭함 가득한 목소리만 내고 있는 엄마가 됬다. 

하지만 아이는 내가 그렇게 날을 세우고 온 몸으로 짜증을 표현하며 있음에도 

다정하게, 스윗하게, 사랑스럽게 나에게 다가와주었다. 

나는 피하기만 하고, 다가가지 못했었는데, 먼저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아이에게 고마웠다. 

화해하는게 어려워 왠만하면 싸움을 만들지 않고 살았는데, 타인에게만 힘든게 아니라 내 아이에게도 나는 힘들었는데 -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어주고, 안아주길 바라며 베시시 웃는 아이에게 화를 낼 수 없었다. 

짐짓 그렇지 않은 척, 이제 스스로 알아서 하는걸 배워야 하지 않겠냐 너를 위한 잔소리란듯이 훈수하듯 말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엄마같이 속 좁은 사람이 아니어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조용히 건넸다.

 

엄마보다 나은 딸이어서 고맙고, 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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