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ic Nomad
비오는 날의, 덕수궁 석조전 본문
지난주에 예약해뒀다가 일이 생겨 취소했다가 다시 했던 석조전 관람..
비가 추적 추적 내려 다시 취소할까 하다가 몸을 일으켜 오랫만에 버스를 타고 덕수궁으로 향했다.
덕수궁엔 자주 갔지만 석조전 안을 구경하는건 처음이었다.
혼자라 더 좋았던 역사여행... 어렸을땐 해설사나 안내방송(?)을 들으며 관람하는게 참 싫었는데, 지금은 몰랐던 역사 이야기등을 들을 수 있어 좋다. 그냥 책이나 안내판에서는 다 못 익힐 지식들이다.
비오는 덕수궁은 고즈넉하면서도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궁안에 조용히 울리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신비로운 기분까지 들게 했다. 시간에 맞춰 대기했다가 들어가서 해설사님 따라서 석조전 여행 시작.
고종이 왜 사치아니냐는 얘길 들으면서도 석조전을 지어야 했는지 - (일본과 서양강국들이 우리나라는 미개하니까 본인들이 바꿔줘야 한다는 명분으로 나라를 차지하려 했기 때문에 대한제국은 미개하지 않다는걸 보이기 위해서라고)
고종이 제일 사랑한 덕혜옹주를 위해 덕수궁 내에 유치원을 지었다는 이야기,
황후를 위한 침소는 결국 엄상궁도 사용해보지 못하고 가끔 이방자 여사(영친왕의 비)가 이용했으며,
고종이 지었지만 고종이 살지는 않고 거의 대부분 사용자는 영친왕 이었다는 것... 초기 사진에 보면 영친왕과 서양 대신들의 모습이 있다.
첫 홀에 있는 인어장식이 있는 커다란 테이블은 그 당시부터 있던 것으로 거의 백년이 다 되었다고 하지만 상태도 좋고 디자인도 특이한 것이 꽤 낭만적이다. 곳곳에 장식되 있는 오얏꽃이 자두꽃이란것도 처음 알았다.. 너무 무지했던 거 아닌가 괜히 반성도 하고...
이화여대의 이화는 배꽃, 오얏꽃의 이화는 자두나무 꽃... 이라고 합니다.
시간되면 다음엔 아이도 함께 와서 보여주고 싶다. 우리나라의 근대 시기는 어떠했는지, 어떻게 서양문물을 받아들이게 됬는지,
마지막 왕실은 어떻게 사라져버렸는지... 아이도 같이 즐거워 해 주었으면 좋겠다.
얼마전 이제가 입었던 의상의 모티브가 됬던 대한제국 문관 복장을 볼 수 있는 것도 재밌었다. 크게 새져긴 무궁화 숫자에 따라 계급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엄청 큰 계급장 느낌. ㅎㅎㅎ. 사진에 있는 이범진의 아들이 헤이그 특사 중 1명인 이위종이고, 그는 어린 나이지만 당시 드물게 3개국어를 능수능란하게 해서 특사로 파견되어 아버지에 이어 아들도 외교관이었다고 한다.
해설자님이 덕수궁 미술관 앞에 심어져 있는 자두나무에 아직 꽃이 남아있다고 해서, 석조전에서 나오자마자 보러 갔다.
하필 그 시점에 밧데리가 나가 사진을 찍을 순 없었지만, 오얏꽃은 생각보다 굉장히 작고 여리여리했지만 뽀얀 꽃잎색은 맑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청초해보였다. 처연히 내리는 비를 맞아도 끝까지 가지에 매달려 있는 모습마저도 전주 이씨 왕족의 마지막을 품고 있는 듯하다.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덕수궁의 모습도 꽤 멋지니 기회가 되면 테라스에서 가베(양탕국이라고도 불렸다고- 커피입니다)마시는 '밤의 석조전' 관람도 도전해보고 싶다. 해설자님 말로는 추첨은 어려우니 취소표를 노리는게 더 빠르다고.. ㅎㅎㅎㅎ. 끝없는 F5 누르기. ㅎㅎㅎㅎ
https://royal.khs.go.kr/ROYAL/main/index.do





가운데 키가 작은 분이 영친왕 - 석조전의 실제 사용자


황후의 침소(이방자 여사가 실 사용자)






난간 손잡이 부분은 당시 그대로인데 놋으로 되 있어 직접 만져볼 수 있었다.


당시 신식 화장실을 보고 일반 서민들은 얼마나 놀랐을까











왼쪽 보이는 두 줄이 동파 방지를 위해 수도관(혹은 보일러)을 동아줄로 칭칭 감아놓은 것







당시 최고 무관의 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