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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 C'est toi!

isygogo 2024. 3. 28. 17:19

 

 

프랑스의 첫 인상은 온통 비였고, 쟂빛하늘이었다. 

출장으로 잠깐 갔던 3박 4일동안 거의 매일 비가 왔고, 온통 회색빛 하늘에 음침하기 그지 없었다. 

낭만이라곤 없이 카메라 비 맞을까 품 안에 품고 습기와 물에 젖어 한국무용에나 어울릴 쪽머리를 해서 돌아다녔다. 

연예인 3명을 따라다니며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지만 오후에 호텔에서 마시는 차가운 맥주 한 잔은 꿀맛이었다.

 

낭만따위 없는 축축한 출장 후, 또 파리에 올 일이 있을까 했는데 이년 후 언니 시조카의 결혼식 참석차 다시 갔을 때는 내가 알던 파리의 모습이 아니었다. 이렇게나 활기 넘치는 도시였다니!! 여름의 파리는 더웠지만 싱그러웠고, 온통 초록 세상과 연노랑 크림색과 그레이(건물과 지붕)의 세상이었다. 골목 골목, 발 걸음 내딛는 모든 보도블럭마다 향기가 베여있는 느낌이었다. 

 

무거운 다리도 쉴겸 커피도 한 잔 할겸 찾아간 커피샵은 작은 회랑 안에 있는 카페였는데, 빨간색 의자와 둥근 빨간 테이블이 회랑 기둥과 너무 잘 어울렸다. 파일 정리하다 갑자기 이 사진을 찾게 된건 아이의 영어단어 시험중에 있던 "Exotic" 이라는 단어때문이었다. 

아이는 이국적이라는 단어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냈지만 이국-이란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하는것 같았다.

 

이국적이라... 

아마도 빨간 플라스틱 편의점 의자가 저 회랑 안에 있었다면 이국적이라 느끼지 않고, 서울시내 같다고 느꼈을라나. 아니면 키치적이라 생각했을까? 여행지에서 느끼는 '다름'의 불편함이 주는 작은 흥분과 즐거움을 집에 돌아와서도 느끼길 바라지만,,, 시차에 적응하고 정신없는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그 이국적인 느낌도 바래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거겠지... 

 

텐트 밖은 유럽 남프랑스 편을 보며 아이가 남프랑스에 가고 싶어했다. 이모티콘을 만들어서 카톡에 팔면 여행갈 수 있을거라며 며칠을 집중해서 여러장 그려냈다. 지앙 아래로는 내려가본 적 없는 남쪽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에 매혹된 나 또한... 아이와 함께 내년엔 꼭 남프랑스에 갈 수있을거라는 작은 희망을 품어본다. 이국적인 도로에 작은 차를 타고 둘이 근사한 선글라스 끼고 내달리는 모습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