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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po Wetland-우포늪

isygogo 2008. 12. 29. 15:44
Woopo Wetland 경남 창녕 우포늪



태고적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한반도 최고의 늪지 우포...
약 10년전, 한 신문사에서 나온 작은 여행책자에서 봤을때부터 언젠가 꼭 가봐야지 했던 곳인데, 강산이 한번 변한 시간이 흘러서야 우포늪을 찾았다. 깊은 늪속으로 파묻힌 자연의 역사가 끊임없이 되풀이되고 있는 곳...
국내 최대의 자연늪, 창녕 대합면과 이방면, 유어면 일대에 걸쳐 있는 51만평이라는 커다란 규모, 변하는 것은 사람일뿐, 태고적 모습 그대로 아직도 천천히 자연의 순환이 되풀이 된다는 온갖 치장의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우포늪 대대제방에 올라서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늦은 가을, 이제 많은 습지 생물들이 여름의 찬란했던 푸른옷을 하나 둘 씩 갈아입고 있을 때쯤... 제방에 올라 바라본 우포늪은 너무 아름다웠다.


대대제방에서 바라본 우포늪.
우포늪은 크게 우포, 사지포, 목포 그리고 쪽지벌이라는 크고 작은 늪지를 일컫는데, 제일 큰 늪이 바로 이 우포다.
가시연과 부들, 생이가래,개구리밥 등이 한데 어울려 녹색 융단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슬슬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하는 억새와 갈대가 둑 양쪽으로 빼곡이 차있어, 해질 녘 어스름 즈음엔 제방전체가 금빛 물결로 일렁인다.


여름이면 물이 차올라 나무 밑 부분이 물에 잠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때는 가을이라 제법 물도 빠져, 아직은 질퍽질퍽한 땅을 딛고 들어갈 수 있었다. 저 나무는 언제부터 저 자리에 있었을까-
한반도와 함께 태어난 우포늪이라니, 벌써 몇대째 이 땅에 뿌리내리고 살아가고 있는지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언듯보면 물인지 초록 풀밭인지 구별조차 어려운 우포. 인근 주민들은 아직도 저 나룻배를 타고 작은 긴 장대 하나만으로 배를 저어 늪으로 나가 작은 물고기같은 걸 잡는다고 한다. 예전엔 주민 대부분의 생계를 책임지는 늪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배타는 어부의 모습은 쉽게 보지 못한다고 한다. 우포 지킴이로 활동하고 계시는 환경 지킴이 분들이 가끔 출사나온 사람들을 위해 포즈를 잡아주기 위해 타시는것 같다. ^^


우리를 위해 특별히 포즈 잡아주신 우포 지킴이 주영학씨. 한컷 한컷 찍을때마다 장대의 위치도 바꿔주시고, 옷도 직접 노란색 우비로 갈아입어 주시고... 우포에 사는 생물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다 알려주셨다. 물론, 이른 새벽 해가 제일 먼저 닿는 곳이 어디인지도 귀뜸해주셨다.


'이렇게 하면 사진이 더 멋지겠지?' 하면서 배를 흔들어 물결도 만들어 주시는 센스. ^^ 


쪽지벌에 내려앉은 하늘... 물가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기포소리가 나는데, 자연정화하는 늪의 숨소리라고 한다. 


철새가 많이 찾던 주남저수지 인근에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많은 철새들이 이 곳으로 둥지를 옮겼다고 한다.
쇠기러기. 큰기러기. 물닭, 댕기머리 물세때, 쇠오리, 흰비오리등이 우포에 둥지를 틀고있는 철새들. 
해 질 무렵 큰 날개짓하며 늪으로 내려앉아 느긋하게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먹고 있는 모습이 평화롭다. (잡히는 물고기입장에선 공포가 따로 없겠지만. ^^ ) 


목포제방에서 쪽지벌 가는 길에 있는 우포 해식동굴 안. 따로 안내팻말이 없기때문에 일반인은 쉽게 지나치기 쉽다. 
내려가는 입구는 굉장히 좁지만, 안에는 이렇게 널찍하고 시원해서- 여름엔 인근 주민들의 나들이 장소라고 한다. 


제방 근처 농가에서 태우고 있던 마늘 더미... 썩어서 그런건지, 안팔려서 그런건지 알 수 없지만... 



아침 햇살이 가장 먼저 닿는다는 목포제방에서 바라본 늪지. 여름에는 빈곳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수생식물로 빼곡히 덮힌다고 하는데, 이때는 가을로 접어들 무렵이라 그런지 듬성듬성 늪지가 보인다.  


한 명이 타도 금방 뒤집힐 것 같은 저 나룻배에 세명이서 탔었다. 조금만 중심을 잃어도 금방 늪으로 빠질것 같아서 아찔했지만, 그래도 아무 탈없이 늪 가운데 작은 공터까지 무사히 도착. ^^ 


예전엔 이렇게 배타고 다니면서 고기잡아서 장에 내다 팔고 그랬지. 다 팔리면 막걸리 하나 사다 저녁에 반주로 먹고...
라고 아저씨가 말씀하셨다...


쑥쓰럽다고 하시면서도 연신 포즈취해주시던 아저씨... 아저씨가 직접 지은 우포찬양가와 시도 있다.




우포늪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생이가래와 가시연.
올해는 몇년만에 가시연꽃이 꽃을 피웠다는데 이미 진 후라서 아쉽게도 연잎만 -


아침에 해돋이를 보려고 일어나기까지는 정말 힘들었지만, 절대 놓쳐서는 안될 장관이다. 겨울이면 피어나는 물안개를 뚫고 비치는 햇살을 볼 수있지만, 지금은 아직 수생식물로 뒤덮여있어, 그냥, 뿌연 안개와 동그랗게 떠오른 해로 만족..
자전거를 빌려 제방길 따라 쭉 돌아볼 수도 있으니(걸어서는 좀 힘들다), 한번 쯤은 대대제방에서 해지는 모습을 봐도 좋을 듯 하다. 우포늪 입구에는 생태관도 있어서 우포생물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지만, 음.. 솔직히 시설은 그냥 보통정도...
특히나 음식점은 입구에 하나밖에 없는데, 우리가 먹었던 두부전골도 딱히 추천할 만한 음식은 아니어서 창녕시내에서 미리 끼니를 해결하고 오길... 그리고- 음식점에 이어 마땅히 묵을곳도 마땅치 않다. 물론 몇개의 모텔들이 가까운 곳에 있지만, 음.
우리가 갔을때는 온돌에 불도 안넣어주고 나중에 물어보니 그때서야 전기장판 두개 갔다줬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면 가까운데 잡는게 좋겠지만, 특별히 위생과 시설을 따진다면 숙소는 다른곳에 정하는게 좋을듯. 뭐 그렇다고 아주 못잘 만한 곳은 아니니까, 너무 떨지 마시길... 나름 람사르 총회때문에 리모델링은 다 해서 벽지와 장판은 깨끗하다. 하지만... 굉장히 키치적인 모텔이라는거는 기억하고 가시길...

::: 우포 가는 길:::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창녕 I.C 통과후 교차로에서 우회전, 이정표를 따라가다 회룡마을에서 우회전하여 쭉 들어가면 생태관에 도착. 주차 후 도보나 자전거를 빌려 우포늪 관광에 나서면 오늘 하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