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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 일상

서태지 친필사인 1994년 10월

isygogo 2009. 2. 2. 20:25

누구에게나 그러했겠지만.
나 역시 고등학교때 쇼 프로에 처음 나온 서태지와 아이들을 보고 이유없이 열광했다.
뭔가 신인들을 평가하는, 지금의 리얼리티 쇼같은 프로였는데, 당시 전영록씨가 엄청난 혹평을 했던게 기억이 난다.
그 후- 난 한동안 팬래터라는걸 써대기 시작했는데,
늘 같은 색의 같은 편지지에다 썼었다. 물론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내용이지만,
그 당시에는 어떤 연애편지보다도 더 열심히 하루하루의 내 일상을 적어보냈더랬다.
어느날이었던가...
방송에서 스타 24시간을 쫒아다니는 프로가 있었는데
이동하는 차안에서 그들은 틈틈히 팬레터를 읽는답니다- 라는 멘트와 함께
내가 보낸 편지를 몇줄 읽어가며 박장대소를 했다고 한다.
왜 했다가 아니라 했다고 한다-라고 하면, 정작 나는 그 프로를 보지 못했기 떄문이다.
늘 수업시간에 몰래 한심하게 편지써내려가던 나를 눈여겨 보던 친구가
마침 그날 저녁먹고 소처럼 누워 티비를 보다가
어디서 많이 본- 편지지와 글씨체, 말투등을 보고- 내가 보낸것임을 확신했다고 한다.
그렇게 - 나는 맹추같이 하필 중요한 때를 놓치고 입맛만 다셨더랬다.
지금처럼 다시보기-서비스가 있었더라면(물론 인터넷이 그당시엔 뭔지도 몰랐다), 나 분명 회원가입하고 다운받았을텐데.
그렇게 질풍노도의 시기가 지나고 대학생이되서
예전처럼 대놓고 편지를 쓰거나 넋을 잃고 티비를  보지는 않았지만-
그는, 영원히 나의 우상이었고,
그걸 알고 있던- 한 선배가 방송국에 갔다가 마주친 서태지씨에게 부탁해 받아온거라며 건네줬다.
그 후, 이 싸인은- 내게는 절대적인 보물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