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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쿠럴트와 함께 하는 미국여행 2> 2월 : 키웨스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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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쿠럴트와 함께 하는 미국여행 2> 2월 : 키웨스트

isygogo 2010. 10. 9. 23:15
키웨스트는 파스텔 그림 같은 바다에 떠 있는 한 점의 바위섬이다. 야자수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소리를 내고 새들이 노래한다. 1년 내내 꽃이 핀다. 누구나 서슴지 않고 이곳 키웨스트를 파라다이스라고 부른다.
키웨스트는 나를 유혹했고 변화시켰다. 뉴올리언스에서 한 달을 지내고서도 나느 아직 여러 가지 걱정거리를 지닌 채 파라다이스로 갔다.
나는 평생 동안 미리 꼼꼼하게 계획을 세워놓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러나 키웨스트에서 지내면서 점차 다음날 일을, 심지어 한 시간 후의 일도 걱정하지 않게 되었다.
나는 아침 8시나 9시가 되어서야 일어나 조간신문을 사러 L.발라다레스 상점으로 어슬렁어슬렁 내려갔다. 이 상점은 아마 세계에서 가장 큰 신문판매점일 것이다. 세계의 신문과 잡지들로 가득 차있다. 나는 이곳에서 하루를 멋지게 시작했다.
아서 레온테 발라다레스는 키웨스트의 원주민인 콘치족이다. 어느 날 나는 그에게 그의 가족에 관해 물었다. "우리 할아버지 레온테는 카나리아제도에서 오셨지요." 그가 말했다. "그분은 키웨스트에서 담배를 가장 잘 만드는 분으로 소문났었지요. 우리 아버지가 1927년에 책방 겸 약국을 시작하셨지요.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고객이었는데, 어느 날 그가 아버지에게 뉴욕의 신문을 모두 구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래서 신문 판매를 시작하게 된겁니다. "아버니는 아주 건강한 분이었어요. 테네시 윌리엄스는 늘 사람을 시켜 <뉴욕 타임즈>를 가져갔는데, 그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일주일분 선금을 내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어느 날 그 심부름꾼에게 '미안하지만 매진이오'하고 말했지요. 테네시 윌리엄스가 결국 자기 차에서 내려 매점으로 들어와 '난 카운터 뒤에 신문이 있다는 걸 알아요' 하고 말했지요. 아버지가 '그 신문들은 사람들이 돈을 내고 산 것이니 매진입니다' 하고 말했어요. 그러자 그가 '난 테네시 윌리엄스요'하고 말했지요. 아버지는 '당신이 교황이라 해도 내 말은 마찬가질거요' 하고 말했지요."
"지금도 사람들이 신문을 살 때 일주일분 선금을 냅니까?" 내가 물었다.
그가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발라다레스는 아마도 키웨스에서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가장 생활이 안정된 사람일 것이다. 그밖의 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다소 별란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 날 밤 내가 몇몇 현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어슬렁 어슬렁 다가왔다. 그는 꽃무늬 셔츠를 입고 커다란 에메랄드와 스페인 금화가 달린 금목걸이를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야, 멜?" 나의 술친구 한사람이 물었다. "난 에메랄드에 파묻혀 지낸다네. 우린 이번 주에 에메랄드를 아주 많이 건져올렸지." 그가 말했다. "난 갈지 않은 상태에서 감장가가 20만달러나 되는 큰놈을 얻었다네. 가공하고 나면 값이 80만 달러는 될걸세." 그는 이 말을 일상대화하듯이 했다.
나는 문득 그가 플로리다키스에서 가장 유명한 멜 피셔라를 사람임을 알아챘다. 그의 목에 걸린 금목걸이는 바다 밑에서 건져올린 것이었다. 그것은 그가 1662년에 침몰한 스페인의 보물선 <누에스트라세뇨라 데 아토차> 호에서 찾아낸 4억 달러 상당의 보물 가운데 일부였다.
그도 어렸을 때 다른 아이들처럼 <보물섬>을 읽으면서 무더기로 쌓여 있는 금을 찾아내는 황당무계한 꿈을 꾸었다. 그가 다른 아이들과 다른 점은 이 꿈을 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1960년대에 멜이 1715년경에 침몰한 난파선을 뒤지다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1000개도 넘는 금화가 모래바닥에 깔려 있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멜 피셔는 그 후 30년 동안 더 크고 더 많은 보물이 들어 있는 난파선들을 찾아다녔다. 멜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보물찾기 전문가가 되었다.
내가 작별인사를 하려고 들렀을 때 그는 우루과이의 라플라타강 지도를 펼쳐놓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18세기에 이과수 폭포에는 예수회가 운영하는 금 주물공장이 있었어요. 스페인으로 금을 싣고 가던 배 한 척이 이 강에서 침몰했습니다. 나는 성모 마리아를 찾을 수 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성모 마리아라니요?" "등신대의 순금 성모 마리아상입니다." 그가 말했다.
나는 그의 결심이 확고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파라다이스에서 지낼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므로, 나는 친구인 딩크 부르스, 낸스 프랭크와 함께 하루를 바닷가에서 보내기로 했다. 어느 날 아침 우리는 24km 쯤 떨어진 홍수림 섬들을 행해 떠났다. 우리는 그 섬에서 닻을 내렸다. 머리 위로 갈매기들이 날고 홍수림에서 물수리 한 마리가 천천히 날아왔다. 나는 동쪽으로 대서양의 푸른 물을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한마디라도 하면 마법이 깨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날은 파라다이스에서 보낸 가장 멋진 하루였다.


이 글을 읽고 멜 피셔에 대해 찾아보니... 정말 유명한 보물선 탐험가였구만요.. -_- 부럽다...

http://www.sortie.co.kr/gallery_world_sub.php?s_blcok=n_america&idx=c0284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4616649

뭐, 이런 저런 재미난 뉴스들도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