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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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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ygogo 2010. 4. 14. 23:58



늘 중세시대 이야기를 좋아했었다.
세계사 시간에도 이 항목만 집중했었고, 전생엔 아마 중세의 어느 기사였을거라고 상상했다.
그 시대의 모든 것들이 익숙하게 느껴졌기에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곤 혼자 상상하곤 했다.
왼쪽 아래쪽 배에 늘 붙어있는 경미한 통증도 사실은 창에 찔렸을때의 트라우마로 인한-시대를 너무 뛰어넘었나- 원인없는 통증이라고 상상했다.
샹보르 성에 갔을때도 멋진 투구를 쓰고 방패를 들고있는 기사와 말 한세트를 샀고, 생뜨샤펠에 갔을때에는 모든 기념품이 기사에 관한 거라서 혼자 속으로 기쁨의 고함을 질러댔었다.
가격이 너무 비싸서 흑마를 탄 기사와 빨갛고 노란 휘장을 두른 말을 탄 기사 두 세트를 사고, 중세 시대 기사가 창을 꽤차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림이 그려져있는 마그넷을 사고, 마지막으로 이 두장의 엽서를 샀다. 여러 명의 기사들 중에서 고르기가 무척 힘들었다.
기사뿐 아니라 그 당시의 옷을 입고 있는 여자들도 있었지만, 복식이 그닥 땡기지 않아 기사 엽서 두장으로 만족.
늘 사기만 해서 이제는 제법 많아진 엽서들이 책상 한 구석에 쌓여있는데, 막상 엽서를 쓸 사람이 없다는게 조금 아쉽다.
거의 매일 키보드만 두드리고 있자니, 연필 잡아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없다.
오랫만에 사각사각 연필을 깍아서, 심을 뾰족히 만든 후에, 꾹 꾹 눌러서 친구들에게 엽서 한 장 써야겠다...
가만... 근데 이메일 주소 말고 집주소를 알고는 있는건가, 나?

이건 뭐 , 그닥 상관없는 얘기지만, 그 옛날 중세시대의 성은 그닥 낭만적이고 고상한 곳이 아니었다고 한다.
창문엔 유리대신 (비싸서) 판자로 막혀져 있었고, 난로를 아무리 때도 벽에 열을 빼앗겨 늘 냉기가 가득했다고 한다.
영주가족이 아닌 사람들은 화장실도 없어서, 성벽 위의 공간에 서서 뚫린 구멍에다 해결을 했어야 한다니... 그 시대에 여자로 안태어난게 다행인건가...
그 침침하고 춥고 어두운 성에서 살았어서 이렇게 늘 기관지가 안좋은건가?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