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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2009> Musee de L'Orangerie 오랑주리 미술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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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2009> Musee de L'Orangerie 오랑주리 미술관

isygogo 2009. 10. 27. 22:19
Gien에서 차를 몰고, 아슬아슬하게 볼로아까지 가서 두개의 고성을 보고, 파리시내에 무사히 안착한 세번째 날...
그 전날은 두팀으로 나뉘어 에펠탑과 노틀담으로 흩어졌었는데, 오늘은 온 식구 사이좋게 지하철을 타고 오랑주리 미술관에 모네의 수련을 보러갔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모네를 많이 좋아하는건 아니라서 갈까 말까 했던 미술관이었는데, 안갔더라면 굉장히 후회했을 미술관이었다. 나름 따봉 미술관이라고나 할까. ^^  4명의 어른과 한명의 아기(어린이던가)가 아침밥을 부산하게 먹고, 각자 가방을 하나씩 등에 짊어지고, 한장씩 지하철 패스를 나눠들고, 유모차를 이고 지고 하면서 지하철을 타고 오랑주리에 도착했다. 

"오랑주리는 오렌지 온실이라는 뜻으로, 본레는 튈르리 궁전의 일부였다. 파리 코뮌 당시 튈르리 궁전은 파괴되었고, 이때 남아 있던 건물을 1853년에 나폴레옹 3세가 피르맹 부르주아에게 명하여 오늘날의 모습으로 재정비하였다. 당시 귀족들은 이곳에서 여가를 즐기거나 음악회나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로 사용했다가 한다. 이후 국립미술관으로 국가에 귀속되면서 1921년 일반인들에게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공개되었다." - by 파리 100배 즐기기(랜덤하우스)

www.musee-orangerie.fr
입장권은 어른 7.50 유로.
매달 첫 일요일은 무료입장. 매주 화요일 휴무.


이 오랑주리 미술관의 디자인을 맡은 건축가 카미유 르페브르는 자연채광에서 모네의 '수련'연작을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이 타원형 방을 설계했다고 한다. 은은한 햇빛이 커다란 채광창을 통해 들어와, 한 번 부드러운 천(간유리일지도)에 걸러져 천장에서부터 내려온다. 원래 저 그림들이 타원형으로 휘어있는건지, 이 미술관에 맞추어 진짜 지베르니 모네의 아뜰리에에서 바라보는 모습처럼 일부러 살짝 휘게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가운데 위치한 의자에 앉아 빙 둘러진 그림들을 바라보자니, 연못 한가운데 작은 쪽배를 띄우고 앉아있는 기분이 들었다.  


미술관의 일층은 모네의 그림들로 채워져있고, 지하로 내려가면 세잔, 마티스, 르누아르. 피카소, 모딜리아니, 그리고 당시 유명했던 미술상인 폴 기욤에 관한 자료도 볼 수 있다.

일층에서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바로 앞에 떡하니 자리해 있는건, Henri-Julien Felix Rousseau의 그림.
수많은 '어흥'이 들이, '어흥- 으르르르' 하며 싸우고 있는 그림.

당대 최고의 미술상이었던 폴 기욤의 집을 미니어춰로 꾸며놓은 디오라마. 하... 방 안가득 마티즈, 모딜리아니,피카소 등의 작품들을 걸어놓고 있으면, 도대체 어떤 느낌일까...  그 그림들에 압도돼 하루종일 두통에 시달렸을거야, 아마. 난. - 분명.

계단을 내려와 우측으로 꺽어지면 벽면에 바로 르누아르의 작품들이 보이는데, 유명한 '피아노 앞의 소녀들', '광대옷을 입은 클로드 르누아르' 등은 지금 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르누아르전에 보내져서 볼 수가 없었다. -_-

Pierre-Auguste Renoir

Paul Cezanne

통로(?)쪽 그림들을 다 보고 안으로 들어가면, 피카소, 모딜리아니, 마리 로랑생등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저 벽색. 흠흠.


Marie Laurenon의 코코 샤넬의 초상화.
풍부한 색감에 착 가라앉았지만 고요함을 느낄 수 있는 마리 로랑생의 작품.
이 다재다능한 여류 작가는 시인 아폴리네르의 연인이었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아폴리네르의 '미라보 다리' 시가 마리 로랑생과 헤어진 후 아폴리네르가 지은 시라고 한다. 헐... 그래도 기분은 좋았겠군요, 마리씨...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은 색감...  저 정도가 딱 좋아... 너무 많은 색도, 너무 지나친 눈부심도- 여기엔 필요없어.

루쏘의 그림. 왠지, 에드워드 후퍼의 그림이 살짝 생각났다. 뭐, 그닥 우울한 그림은 아니지만, 아마도 저 짙은 구름때문일지도 모르겠고...

루쏘 - 저 어른같은 아이의 인생 다 꿰찼다라는 표정은.. 도대체 어디서 본걸 그린거야????

폴 기욤이 애하던, 아티스트... 이분이 바로 모딜리아니군입니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달리, 이분 굉장히 야수파. ㅋ

앙리 마티즈

앙리 마티즈 - 모마에서 봤던가(이 저용량 하드같으니라구), 마티즈의 빨간색으로 뒤덮힌 작업실 그림도 좋았는데, 오.. 이것도 나름 8월에 어울리는 그림같아...  핑크타일이라... 쉽지 않을것 같긴 한데 말야..

앙리 마티즈

파블로 피카소

파블로 피카소

이 밑은 앙드레 드레인 Andre Derain - 삐에로의 저 바지. 살짝 탐난다..


모리스 유트릴리오의 노틀담 성당.  

폴 세잔- 음. 미안. 그닥 좋아하는 그림은 아냐.

루브루보다는 덜하지만, 그래도 미술관이라고, 한시간 넘게 있었더니 체력이 딸려서 미술관에서 나오자마자 달달한 크레페 하나 사먹었다. 안에 들어가는건 정말, 화가 날 정도로 시럽하나였지만, 맛있었다.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샹젤리제 거리까지 걸어가면서 우적우적 어른 넷이서 나눠 먹었고, 아침부터 강행군으로 힘들었던 보보씨는 유모차에서 이 크레페를 꽉 두손에 쥔채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