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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sy ::: 일상

One sweet day 하루 동안의 휴가

isygogo 2009. 8. 16. 21:03
집에서 즐긴 하루의 휴가... 나름 알차게 혼자 신나게 보냈던 나의 달콤한 일요일 하루...

어제 사가지고 온 빵을 미리 냉장고에서 꺼내놓고- 차가움이 가시길 기다린다...

사무실에서 처치 곤란이었던 못난이 양초 하나 켜놓고...

오랫만에 선풍기 망을 뜯어 먼지까지 씻어내고, 벽에 기대놓고 물기를 말린다.

오전 내 걸레질하고 청소하고 한게 힘들었는지 땀이 쪽 나서, 점심으로 먹으려고 끓였던 꽁치찌게는 한쪽으로 치워놓고, 남아있던 가츠오 다시에 소면 삶아서 차갑게 식혀놓고, 조미 파래김 잘라넣고, 살짝 볶은 마늘을 넣고, 파 송송 썰어넣고 얼음 띄워 국물까지 다 마셔버렸다. 아... 여름엔 역시 모밀국물이 최고얍~

평소 잘 듣지 않던 라디오의 볼륨을 크게 올리니, 마침 라디오에서 맘마미아 특집인지, 계속 계속 맘마미아 OST가 흘러나오고 --

적당히 물렁해진 빵 하나와 커피믹스 녹여서 만든 커피를 어제 마시고 가져온 일회용 컵에 따라서 데크로 나왔다.

태닝 오일 칙칙- 두 팔과 두 다리에 고루 분사해주고...

이우일의 좋은 여행을 집어들고, 매트에 누웠다. 길지 않은 내용과 그림들 때문에 누웠다 앉았다 하면서 금새 읽어내려갔다.
지중해에 가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지중해 바다색을 닮은 요가 매트로 위안삼고 커피 한모금 쭉... 들이켰다.

해는 머리 꼭대기에서 이글이글... 눈을 제대로 뜨기로 힘들정도였고...

머리가 너무 익어 잠깐 들어가서 물 한번 묻히고 다시 나와 이번엔 그냥 야외 의자에 앉아서 맹물과 크래커를 먹기 시작했다.
좋은 여행은 다 읽어서, 지난 주에 같이 샀던 오기사- 여행을 스케치하다를 집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이우일의 좋은 여행에 들어간 삽화의 느낌보다는 오기사 스케치가 더 마음에 들어, 글은 훨씬 적지만, 세세한 곳까지 자세하게 봤다. 아.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은 정말 좋겠다... -__ -

등도 뜨겁고, 팔도 뜨겁고, 발등도 따가워져서 책을 챙겨들고 들어와 밀린 빨래를 했다.
해가 질 즈음 청바지를 걸쳐놓고 뜨거워진 몸을 식히기 위해 샤워를 하고, 오전에 해 두었던 꽁치찌게를 다시 덥혀서 저녁을 먹으면서 일박 이일을 보니,,, 벌써 하루가 다 져버렸다.
수영장 한번 못가보고 끝나는 여름... 길게 늘어지며 사라지는 여름 해의 꼬리가 아쉬워지는 8월 중순...
혼자 여유롭게 즐겼던 하루 동안의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