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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이원방조제 - 손바닥 찍기 혹은 방조제 자원봉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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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이원방조제 - 손바닥 찍기 혹은 방조제 자원봉사

isygogo 2009. 8. 15. 23:06
지난 일요일... 폭염이 절정에 달해 있을때, 남들은 튜브에 폭죽에 맥주에- 바리바리 싸들고 휴가지에 갈 때에, 혼자서 차에 프링글스 한통, 생수 2병, 카페라떼하나 던져넣고 태안에 다녀왔다.
태안 이원 방조제에 자원봉사 촬영때문에 다녀왔는데, 3시간만에 나는 정말... 하루종일 밭일하고 온 아저씨와 같이 타고 말았다.
이미 차안에서부터 햇볕이 뜨거워 팔뚝이 조금 타긴 했지만, 잠깐 방조제 왔다 갔다 한 새에 목과 어깨는 '건강하고 섹시한 태닝'이 아닌 '거무튀튀하고 왠지 안쓰러워지는 핫번'이  되버렸다. 웰던으로 너무 잘 익은 나는- 얼굴까지 새빨개져서, 자원봉사자들에게 "정말 괜찮으시냐?"라는 걱정스런 눈빛까지 받아야 했다. -_-
태안 이원 방조제 가는 길이 너무 이뻐서, 중간에 몇번 혼자 차 세우고 내려서 봤는데, 저 핫 핑크 꽃나무가 뭔지 모르겠다. 아시는 분 손 번쩍!!!  블랙이 잔뜩 들어간 CMYK 모드의 짙은 초록색의 논밭과 핫핑크 꽃나무가 눈이 시리도록 반짝이던 풍경..
방조제 색 칠하기 자원봉사와 손바닥 찍기 행사는 8월 말까지 진행한다고 하는데, 아직 칠해지지 못한 방조제가 너.무.나 길어서 말일까지 다 끝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자원봉사 말고 현장에서 계속 일하시는 분들도 몇분 안되는것 같던데... 약간 걱정이 된다.
이 땡볕에- 물놀이 가지 마시고, 방조제 위 후끈 달아오른 열기속에서 페이트 칠 어떠시냐고 주위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어도 약간 미안해지는 2009년 8월의 어느 더운 밤...  8월이 좀 힘들면, 선선한 바람 불어올 즈음에 드라이브 코스삼아 가면 좋을 곳이다.
(서산 IC에서 나와 태안-이원 방면으로 쭉 표지판을 따라가면 된다) 막히지 않는다면 아이씨 통과후 약 40분후 방조제에 도착.
손바닥 찍는건, 미리 예약없이 오후 6시 전에만 방조제 베이스 텐트(우산 하나)로 가면 된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꽤 많은 시간을 혼자 보내며 서울로 들어오니, 아까와는 달리 서울 하늘위엔 온통 먹구름뿐.. 하지만, 이런 날 너무 아찔한 노을이 진다는 걸 알았기에 좀 빨리 달려봤지만, 성산대교를 건널즈음 왼편 하늘로 온통 주황색으로 물든 한강끝이 보이기 시작했고, 집에 왔을 즈음에는 이미 노을도 지고 저녁 어스름이 내려앉고 있었다. 달아오른 몸뚱아리에 차가운 물한바기 끼얹고 마당에 앉아서 목동 하이페리온 뒤로 점점 사그러드는 태양빛만 자꾸 아쉬워서 쳐다보고 있었다.
아무리 좋은 그림이어도, 이 찰나의 순간에 자연이 만들어 내는 그림엔 따라오지 못한다는 걸 또 한번 느끼게 된날...
자리 털고 일어나 모밀냉면에 무 팍팍 갈아넣고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다 마셨는데도 몸의 열기는 쉬 빠져나가지 않았고, 그 날 탄 나의 목덜미는 여전히 윤기없이 까.맣.다. 그리고 사람들은 지난 일주일 간 나를 만날때마다 야릇한 눈길을 던지며 이렇게 물었더랫다. " 어디, 좋은데 다녀오셨나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