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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 파타야 본문

BlueBarn:::(worldwide)/Thailand + 태국

방콕 - 파타야

isygogo 2009. 3. 27. 03:19
스완나품 공항 상공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방울 한방울 빗방울이 마른 황토빛대지를 적시고 있었고,  멀리 보이는 공항 활주로도 살짝 젖어 있어 한낮의 열기가 조금 가신듯 보였다. 비행기 문을 나서자마자 온 몸에 불어오는 습기 가득한 공기를 훅 들이마시고 나니 태국에 또 왔구나- 하는 설레임에 괜시리 반가웠다. 친구가 살고 있어 유독 다른 관광지 같지 않은 기분이 들어서일까. 아니면 이런 저런 이유로 태국에 일년에 한번씩은 가게됐던 지난 몇년간의 인연으로 제 2의 고향같은 느낌이 들어서일까. 태국은 늘 가고 싶은 나라, 매년 가도 꼭 매해 생각이 나는 나라다. 맛있는 음식, 습하고 더운 날씨, 한낮의 뜨거운 아스팔트, 국도의 황토먼지 가득한 좁은 길, 돈내고 이용해야 하는 휴게소 화장실, 길거리에서 파는 비닐봉지에 담아주는 밍밍한 과일쥬스, 해변에 누워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받는 타이 맛사지, 길거리의 주인없는 강아지들, 곳곳의 향, 아름다운 사원과 노란색의 황금 물결...
태국은 정말 가도가도 새로운 곳임엔 틀림없다. 비록 다른 여행자들처럼- 태국 구석구석을 가본건 아니지만, 이런 나에게도 태국은 늘 가고싶은 나라로 꼽힌다.


처음으로 전세기를 타고 방콕으로 날아갔다. 솔직히 가는 비행기도 불안했고, 기내식도 형편 없었으며, 좌석 쿠션또한 다 푹 꺼져있어 엉덩이도, 꼬리뼈도 많이 아팠지만, 공항에 랜딩하는 순간 나쁜 기억은 다 잊어버렸다.
방콕 시내에 있는 호텔로 이동해 짐을 풀고 창가에 스니, 비 그은후 하늘이 정말 화려했다. 유난히 깨끗한 구름, 짙은 노을 빛, 아직 채 밤이 될 생각이 없는 듯 점점 파랗게 변해가는 하늘... 시시각각 변해가는 구름 구경하다보니, 짐 푸는 것도 잊었다.


수쿰빗 거리로 맥주 한잔 마시러 나갔다. 늘 그렇듯이- 혼자 온 배낭여행객들, 혹은 짧은 시간 휴가로 온 관광객들, 장기체류하는 여행가들로 북적이고, 여자보다 예쁜 트랜스젠더들과 더운 날씨에도 긴 팔 옷에 목까진 단추 채우고 나온 현지 대학생들이 모여들어 새벽까지 거리 전체가 술렁인다. 처음 태국에 온 사람들이 호기심에 꼭 가는 팟퐁거리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여자도 다시 쳐다보게 되는 미인들이 많다. 
 

미니어춰 좋아하는 나지만, 여기만큼 실망스러웠던 곳이 또 있을까. 미니 시암안에는 태국내 주요 사원들과 세계각국의 문화유산의 미니어춰를 볼 수 있는 곳이지만, 그 미니어춰의 조잡함은 뭐라 설명을 못하겠다. 에펠탑도 있고, 룩소르 신전도 있고, 개선문도 있고 앙코르 와트도 있지만, 흡사 옛날 문방구 앞에서 팔던 절단면 매끈하지 못한 프라모델같다. 
처음 10분간은 이것저것 신기한 것도 없잖아 있었지만, 정교한것도 아니고, 주변과도 잘 어울리지 않아 슬렁 슬렁 돌아다니다가, 미니어춰 건물들 앞에 세워놓은 사람 인형들의 얼굴을 자세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복장도, 성별도, 직업도 다 틀려보이는 인형들의 표정은 거푸집에서 한꺼번에 찍어낸 듯이 다양함이란 것도 없이 다 똑같았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저렇게 같은 표정으로 살아간다면 그것만큼 또 우울한 일은 없을거 같다. 뭐, 한번 정도는 볼만 하지만, 별 기대는 하지 말것. 
 

기념사진 찍어주려고 대기중...  ^^ 


대충, 공원 전체가 이런... 분위기... 제대로 정비도 안되있고, 부서진 곳 수리도 제때 안하는 것 같다. 일반 단체 관광으로 오면 파타야에서 필수로 들리는 곳이지만, 생각만큼 재밌진 않다. 나중엔 나도 뭐가 이상하고, 뭐가 고장나고, 뭐가 부러진건지 오히려 그런것만 찾아내고 다녔으니까...


파타야의 명물.. 이라고 해야하나... 알카자 쑈!!!  트랜스젠더들만으로 이루어진 공연단... 어떻게 저렇게 이쁠수가 있지???
공연 자체의 스토리나 내용보다는 공연단원들의 쇼킹하게 이뿐 모습에 언제나 공연은 대만원. 가보면 알겠지만.. 거의 대부분이 한국인이다. ㅋㅋㅋ.


태국에 자꾸 가게 만드는... 요 길거리 음식들... 해변에서도, 거리에서도, 후미진 골목길에도... 맛있는 군것질 거리가 가득하다. 
 

파타야에서 가까운 섬에 들어가기 전에, 패러세일링을 탈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작은 보트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커다란 배로 갈아타 그 위에서 타고 내린다. 기회가 되서 한번 타봤는데, 생각보다 높이 안올라가고, 위에서 보는 경치도 별다른 것이 없었다. 양 다리사이로 칭칭 감아놓은 안전벨트가 조여서 타 있는 내내 불편했던 거 말고는 위에서 뭘 봤는지 기억도 안난다. -,.-
그래도 신혼여행으로 온 커플들은 좋다고 꺅꺅 소리지르며 오르락 내리락 하더만.... 그렇게 좋을까? ^^



파타야에서 쾌속정 타고 들어가는 란 섬...( 꼬 란)  난 여기 도착해서 내가 동해안에 와있는걸로 착각했다. 어쩜 그렇게 다 한국인 관광객 뿐인걸까... 반나절 코스로 들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그런지 배 나가고 들어오는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몰려왔다 한꺼번에 다 빠져버린다. 얕은 바다속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여유롭게 수영하는 건 일찌감치 포기하고, 모래사장 의자에 앉아 차가운 맥주에 소쿠리에서 파는 새우튀김 사서 먹으며 사람들 구경했다.



도대체 저 놈들은 언제 움직이는거야... 수백마리의 악어가 여기저기 포진해서 여러마리 뒤엉켜 그 자세 그대로, 꼼짝도 않고 있길래 처음엔 모형인줄 알았다... 밥때 되서야 입을 열던 외로운 악어 한마리... 이 악어 농장에는 총 3만 마리의 악어가 있다고 한다.




어른들이 제일 좋아하신다는 농눅 빌리지. 정해진 시간에 빌리지 한켠에선 태국 전통쇼를 보여주는데, 태국 민속춤, 타이복싱등을 볼 수 있다고 한다. 공원 안에 코코넛과 망고 농장도 있고, 곳곳에 난으로 조경해놓은 작은 공원도 많고, 식물원도 있어 더운 날씨에 쉬어가기에 좋다. 하지만, 공원이 꽤 넓으니 꼭 보고 싶은 곳만 찍어 다니는것도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좋다. 공원 다 돌다보면 반나절이상은 후딱 보내야 하니까 루트 잘 짜서 구경하시길!


파타야 전망대에서 바라본 파타야 전경.


난 한번도 안먹었지만, 바퀴벌래, 매뚜기 등등 이름도 알 수 없는 각종 벌래 튀김의 부페를 즐길수 있다. 자칭 원빈이라고 칭하던 벌래아저씨... 표정도 살벌하네.


싼 가격에, 최고 맛잇는 해산물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곳!!! 태국에 오면 꼭 먹는 랍스터요리. 직접 골라서 주면 바로 요리해서 갖다준다. 둘이서 배터지게 먹어도 채 2만원이 안된다.



방콕을 흐르는 짜오프라야 강변의 유명 호텔들... 배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현지인들도 많고, 강 위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디너 크루즈선도 많다. 배 지붕을 태국 전통 양식을 본따 만들어 밤에 보면 집 한채가 움직이는것 같다. 이 날 저녁에도 비가 많이와서 강은 흙탕물로 변해버렸지만, 비 맞아 가면서 현지인들하고 같이 배 타고 강 건너 왔다갔다 하니까 나름 재밌었다.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우산도 없이 육교밑에서 한시간을 꼼짝않고 서있어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