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배낭 여행이었다.
남들은 대학생때 다 했던거, 졸업하고 회사 다니다가- 부장님이 눈감아주셔서 회사엔 거짓말하고 2주 휴가를 받아 갔던 여행이다.
처음 우리 돈으로 3천원 정도의 숙박료를 주고 카오산 로드의 한 게스트하우스 푹 꺼진 매트리스위에 몸을 누이게 된 여행이었다.
친구와 단 둘이 하는 첫 여행이었고, 다행히 중간에 한번도 싸우는 일 없이 서울에서 다시 보자며 수랏타니 터미널에서 헤어졌다.
처음 가 본 아름다운 해변이었다.
작은 세 개의 섬이 하나의 작은 해변이 이어주고 있는 꼬 낭유안 섬.
그 아름다움에 언젠가 꼭 다시 오리라 마음 먹었고, 그 후 약 6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찾았다.
다시 가보니, 한적하니 사람도 없던 아름다운 해변에 사람 지나다닐 만한 틈도 없이 훌러덩 벗고 누워있는 사람들로 빽빽했고,
저 보드라운 백사장은 다 없어져서 양 폭 일미터도 되지 않는 좁은 통로로 변해있었다.
쪽빛 바다는 색을 잃어 회색에 가까웠고,
바닷속을 유유히 유영하던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은 씨가 마르고 바닥엔 죽은 산호만 가득했다.
더 이상 알려지지 않기를 그렇게 바랬는데, 방콕에서 오는 쾌속선도 생겼다고 했다.

차라리. 오지를 말걸... 이 추하게 변한 해변의 모습을 기억하게 될 줄 알았다면, 그냥 나만의 파라다이스로 가슴 한켠에 잘 접어둘껄 하는 후회만 들었다. 이제 두번 다시는 가지 않을 파라다이스. 6년전의 이 모습만 기억하고 살아갈테다.


Posted by isy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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