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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이지(理智)에만 치우치면 모가 난다. 감정에 휩쓸리면 이러저리 표류한한다. 고집을 부리면 거북해진다. 여하튼 인간 세상은 살기 어렵다. - 나쓰메 소세키
----------------- 나 이사람은 원래 미학상의 견지에서 코에 대해 연구한 적이 있으므로, 그 일단을 피력하여 두 분의 귀를 더렵혀 드릴까 합니다. 여러모로 연구해보았습니다만, 코의 기원은 아무래도 확실치 않습니다. 첫 번째 의문은, 가령 이를 실용상의 도구라고 가정한다면 구멍이 두 개면 그만이지, 뭐 이렇게 건방지게시리 한복판으로부터 불거져나올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점차 보시는 바와 같이 이렇게 떠밀고 나왔느냐..... 어떻든 떠밀고 들어가진 않았으니까요. 그저 두 개의 구멍이 나란한 상태와 혼동하시면, 오해를 낳게 될지도 모르므로, 미리 주의해둡니다. 그래 우견에 의하면, 코의 발달은 우리들 인간이 코를 푼다는 미세한 행위의 결과가 자연스레 축적되어, 이렇게 현저한 현상을..
2002. Pittsburgh. 수많은 이야기. 수많은 사람들. 수많은 사연들. ::: 소스케가 목욕을 하러 가는 시간은 언제나 퇴근 후 집에 돌아온 뒤였으므로, 사람들이 붐비는 저녁 식사 전 황혼 무렵이었다. 그는 근래 2,3개월 동안 밝은 햇빛 아래에서 목욕탕 물을 본 적이 없었다. 그건 그래도 나은 편으로, 자칫하면 사흘이고 나흘이고 목욕탕 구경조차 못 할 때가 많았다. 일요일이면 새벽같이 일어나서 제일 먼저 깨끗한 목욕물에 몸을 푹 담가야겠다고 늘 생각하면서도 막상 일요일이 오면 마음 편히 잘 수 있는 날은 오늘뿐이라는 생각에 이불 속에서 꾸물거리다가, 시간이 흘러간 뒤에는 에이 귀찮아, 오늘은 관두고 다음 일요일에는 꼭 일찍 가야지 하고 마음을 고쳐먹는 게 거의 타성이 되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