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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두번째 홍콩은... 친구와 함께가 아닌, 가족과 함께였다. 나이 지긋한 부모님과 함께 하자니 조금은 깨끗하고, 조식도 나오고, 역과도 가깝고, 시내와도 가까워야 하는 곳이 필요했다. 그래서 고르고 고른 호텔. 코스모 호텔... 가격 대비 훌륭한 부띠끄 호텔... 몽콕에 하나 있고 성완쪽에 하나 있는데, 시내와 가까운 곳으로 해야해서 이곳으로 결정했다. 4월에 미리 예약을 해서 조금은 저렴하게 예약을 했던 곳인데, 방이 조금 작고 옆방이나 복도의 소음이 제대로 차단이 안되는 흠만 빼면 아주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조식을 먹는 2층 레스토랑도 있을 건 다 있는 알차고 깨끗한 곳이었는데, 아빠는 무척이나 마음에 드셨는지 아침도 많이 드시고, 하루 종일 잘 걸어다니시며 관광하셨다. 스프가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골목 골목 세월의 때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서울 안의 옛 동네, 부암동 어느 드라마의 배경으로 나오게 되면서 순식간에 유명해진 동네가 있다. 한적하고 약간은 시대에 뒤떨어진 듯한 느낌마저 드는 개발이 덜 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드는 동네, 하지만 근처 사는 주민으로서 이 북적거림이 사실은 조금 반갑지 않지만 나 역시 그 인파에 묻혀 골목길을 헤매는 곳, 바로 종로구 부암동이다. 작고 아담한 소품가게, 소박한 맛이 있는 레스토랑과 카페, 푸짐한 떡시루에 얹혀진 떡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집, 유럽풍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작은 인테리어 가게, 따로 선전도 안 하고, 작품수도 많지 않은 두 평짜리 갤러리 등 개발이 더디기만 하던 이 동네에 요즘 부쩍 70-80년대 옛 추억을 다시 되짚으며 서울의 옛모습을 ..
아슬아슬하게 남아있는 도시 끝 자락의 강둑길 상일동까지는 꽤 멀었다. 성내동에서 시원한 오징어물회냉면을 먹고 나서 부른 배를 잡고 예전에 가 본 적이 있던 상일동 강둑을 걸어볼 셈으로 상일동역으로 갔더니 이미 잡풀 무성하던 그 곳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 있었고, 주변 공사가 한창이라 강둑 또한 새로 단장하느라 물은 말라있고, 재정비 공사로 흙먼지만 자욱했다. 큰맘 먹고 왔는데 이미 여기까지 도시영역이 넓어졌구나 싶어 서운한 마음도 들었다. 모처럼 온 김에 좀 더 내려가 보기로 했다. 미사리 조정 경기장까지 가볼까 하다가 좀 한적한 곳에서 걸어볼까 해서 조정 경기장 못 미쳐 시작되는 미사동 강둑 길로 갔다. 미사IC 바로 밑 ‘나무고아공원’옆에서 산책길이 시작된다. 약간 높게 조성된 강둑 길은 그리 넓진 않..
선배의 부탁 혹은 권유로 빙그레 사보 인터뷰를 하게 됬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 인터뷰란!!!! 내가 할 땐 몰랐는데, 이거 참 오글거리는 일이구만. 빙그레 바나나 우유를 가지고 만드는 요리! 바로 감자와 비트 샌드위치와 샐러드!! 이건 집에서도 가끔 해 먹는 요리인데,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고, 생각만큼 만들기도 번거롭지 않아 적극 추천... 하지만 감자 으깨기가 싫다면 패스. 디카라 그런가, 실물보다 얼굴이 좀 더 동그랗게 나왔다. ^^ 그나마 아는 사람이 찍어준거라 웃을 수 있었는데... 예전에 내가 인터뷰 했던 분들한테 제발 웃으시라고, 입 실룩거리지마시라고 했던 게 조금 미안해졌다. 이게, 카메라 뒤에 있는거랑 카메라 앞에 있는거랑 참 많이 틀리구만.... * 만드는 법* 1. 감자와 비트를 흐..
노트북을 사면서부터... 나의 생활패턴은 꽤나 많이 바뀌었다. 예전엔 책을 보거나, 카드를 만들거나, 친구에게 편지를 쓰거나, 잡지를 보거나, 일기를 쓰거나 책상위에서 여러가지 생산적인(때로는 쓸데없는) 일들을 많이 했었는데, 노트북을 올려놓으면서부터, 책은 늘 자기전 옆으로 누워 눈 한쪽을 찌그려가며 읽고, 다이어리도 쓰지 않고, 노특북차지하는 공간만큼 책상은 늘 뭔가로 가득가득 어수선하고, 드라마를 몰아보기 시작했으며, 자고 일어나면 딱히 궁금한것도 없는데 습관적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며 쓸데없는 쇼핑과 시간을 낭비하게 됬다. 물론 컴퓨터로 해야할 일도 하고 (원고쓸 때, 하루 다섯시간씩 앉아있었던 듯... ) 이런 저런 급한 일 마무리도 하고, 유익한 정보도 얻었다만.. 사실.. 꼭 컴퓨터가 있어야하..
얼마 전 파주에 갔다가 서해문집 1층에 있는 북카페에서 세일하는 책들 중에서 건진 책이다. 세노 갓파라는 무대미술가이자 수집광이고, 여행광이기도 한 그가 '호기심'에 모아 둔 각종 물건들과 자기가 여행했던 지역의 수수께끼같은 이야기들을 자신이 직접 그림 삽화와 길지 않은, 하지만 위트 넘치는 이야기로 짧게 짧게 들려주는- 한마디로 보는 재미가 쏠쏠한 만화경같은 책이다. 네덜란드에서 맛본 훈제 장어가 먹고 싶어, 동네 장어집에서 한 마리를 얻어다 집에서 훈제를 했지만, 본인이 한 입먹고는 식구들이 먹으려는 걸 필사적으로 막아야만 했다는 일화도 있고, 파리의 지붕에 꼭 올라가 보고 싶어 호텔 종업원에게 뇌물을 쥐어주고, 지붕에 올라가 보이는 풍경을 질리지도 않고 몇 장이나 스케치를 하기도 했으며, 자신이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