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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하나의 산맥이 생성되고 만들어지는 그 긴. 시간을 어찌 하루 24시간도 모자르다며 쪼깨쓰고 있는 바쁜 현대인들이 감당할수 있을까... 나름 느긋하다고 생각하며 조금은 설렁설렁하게 살던 나지만(친구들은 시골할매 라이프 시스템이라고 하지만...) 아싸바스카 앞에 서서 얼마나 긴 시간동안 이 자리에 있었을까 생각을 하니 금새 은하철도 999의 멀어져가는 꼬리마냥 아득해진다. 시간을 쪼개 쓴다고 그것이 시간을 잘 보내는것은 아니다. 아싸바스카 앞에서 시간을 아무리 쪼개 쓴다고 해봐야... 휙 보고 기념사진 찍고, 와... 감탄하다 버스에 올라타 다음 관광지로 이동하는거?기본적인 나의 여행 방침은 한곳에서 느긋하게 현지인처럼 지내는거지만.. 빠듯한 시간에 정해진 지역을 빙빙도는 단체관광을 나쁘다고 말하고 싶지는 ..
꼭두새벽에 도착해 잠만 자기엔 왠지 아까워 에어비앤비에서 빌라 하나를 이틀동안 렌트했다. 풀도 있고 주방도 있고, 룸도 두개나 있는 이층집의 꽤 멋드러진 빌라였다. 우리가 도착했을때는 비바람이 몰아치던 한밤중이라서 일단 다음날의 날씨가 더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새벽녘에는 태풍처럼 몰아치던 바람은 잦아들었다. 일층 베드룸 바로 옆 슬레이트 처마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너무 시끄러워 이층 베드룸에 일단 짐을 풀자마자 침대에 파묻혀 잠이 들었는데, 침대 매트리스도 나쁘지 않았고, 이불도 깨끗하고 잘 관리돼 있는 느낌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일층으로 내려오니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겠는 수줍은 미소의 발리 언니가 커피를 내리고 토스트를 궈주고 있었다. 호텔식 아침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먹을만 했다. 따로 원하면 내..
세 번째 발리 여행의 첫 식사는... 꾸타 비치에 새로생긴 비치워크 쇼핑몰 안에 있는 피시앤 코 레스토랑에서 시작했다. 각종 해산물 요리가 작은 일인용 팬 안에 담겨져 나오는게 컨셉이다. 싱가폴외 아시아 몇군데에 더 있는 체인같은데, 분위기도 깔끔하고 음식맛도 훌륭하다. (가격대비 매우) 애피타이저로 시킨 홍합의 버터 소스는 느끼한것 같으면서도 계속 숟가락이 바빠지는 매력이 있고... 차가운 빈땅맥주에 소스까지 박박 긁어가며 다 먹었다. 각 나라별로 피시 앤 칩스 요리가 주 메뉴인거 같은데, 남극스타일이 오늘은 안된다고 하길래 느끼함이 덜할까 싶어 일본식으로 시켜봤다. 일반 타르타르 소스대신 소바소스가 나왔는데, 비릿한 소스에 찍어먹는 생선 튀김도 나쁘지 않다. 저녁엔 짐바란 시푸드 먹으러 갔었는데.....
Evil Dave's Grill in Jasper * 재스퍼에 도착해 첫 저녁을 먹으러 나왔다. 철길 맞은편, 이면도로에 자리한 번화가에서도 약간 끄트러미 쪽에 자리잡고 있는 식당. 언니가 옐프에서 찾아낸 맛집이다. 겉보기엔 그저 그런 식당같아 쉽게 지나치기 쉬운 식당이지만, 시켰던 모든 요리 하나하나가 맛이 뛰어나 온 가족 만족하고 나온 곳이다. 메쉬포테이토에 그릴드 콘의 맛도 뛰어나고, 타 보이지만 연하고 풍미가 좋았던 치킨, 파스타와 스테이크 까지... 조카까지도 맛있게 이것 저것 맛있게 먹었다. 그림속에서나 보던 구름을 배경으로 낮은 건물들의 상가가 쭉 이어져 있고, 성수기 마지막 피크라서 그런가 재스퍼 내 모든 호텔은 방이 없었다. 하이킹 하는 사람, 캠핑하는 사람 등... 날도 춥지 않고 덥지..
호텔 앞 맞은편 건물 외벽에 다 헤진 그림이 하나 그려져 있었는데, 흡사 그 이미지가 뭔가 소 머리 같기도 하고, 뭔가 야채 같기도 해 엄마랑 둘이 아침을 먹고 호기심에 건물 구경에 나섰다. 역시나 엄마의 추측대로 그 곳은 시장이었다. 재래시장이 건물 층층이 모여 있는 광경이랄까... 1층은 윩류, 어류 2층은 과일, 채소 등 3층은 푸드코트로 이루어진 묘한 빌딩형 재래시장이었다. 일반 사람들이 열심히 흥정을 하며 야채를 고르고, 말린 버섯을 한 움큼 무게를 달고, 소 내장을 사가고(소 내장을 리얼하게 걸어놓았다. 혀, 식도, 꼬리, 등등), 생선 머리를 내리치고, 심지어 일층 구석엔 생 닭을 무게 달아 팔고, 그 자리에서 즉석 가공을 해주었다. -0-;; 대륙의 야채는 크고 실했고, 반도의 쇠고기는 붉..
예전엔... 배고프면 음식을 먹는게 제일 처음의 이유였는데... 요즘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조금 부드러워지고, 솜털처럼 가벼워지기도 하고, 보기보다 맛이 없어 기분이 상하기도 한다. 호르몬 탓인지.. 기분이 널뛰기 하는 요즘... 마카오에서 먹었던 이 맛있던 식당의 따뜻한 해산물 스튜가 자꾸 생각난다. 커다란 포르투갈 전통 솥(?)에 담겨 나오는... 해산물 진액 듬뿍 뽑아진 듯한 얼큰한 국물에 잘 익은 커다란 감자와 신선한 새우, 홍합, 생선살까지... 날은 덥지만 기분이 쳐질 때... 더욱 생각난다. 다른 요리도 맛있었지만, 아마 며칠간의 기름진 음식에 지칠 즈음 먹은 얼큰한 찌개같은 스튜에 식구들 모두 마음을 빼았겼던 하루... 비록 아침, 마카오로 오는 배를 놓치고 시간이 늦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