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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c Nomad
뻔질나게 비원만 드나들며 아. 좋다고 하다가... 친구의 광 클릭질의 은혜를 입어 예매 티켓을 손에 쥐었다. 2시 시작 전부터 대기하고 있던 친구 덕에 하루만에 매진됬다는 창경궁 야간 개장 티켓을 들고, 갑자기 쌀쌀해진 어느 저녁 입궐했다. 어려서 창경원에서 찍은 사진들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아주아주 오랫만에 와 본 창경궁은 단아하고 소박한 느낌의 궁이었다. 곳곳에 놓여있는 왕비들의 처소들의 사이즈로만 보고는 뭐, 경복궁에 비하면 엄청 작긴 하다.. 이러면서 지나왔는데궁 안쪽 호수에 이르니 입이 저절로 떡... 그 꾸밈없는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으려고 최대한 휘황찬란한 궁 건축을 피했던 것인지... 이 아담한 낮은 언덕의 소나무들과 커다란 호수, 근처 작은 덤불들을 다 소유했던 그녀들이 부러워졌다. 조명..
coming soooooon. 같이 일하는게 즐거운 사람들이 있다. 즐겁기 때문에 더 나아지고 싶고, 즐겁기 때문에 더 나아가고 싶어지는... 나 스스로를 즐겁게 몰아갈 수 있는 그런 일... 피클링 할 수 있는 게 이렇게 많았구나. 약 2달 후, 서점에서 만나세요. 짜잔.
1997년. 남태평양 작은 섬에서 약 10개월을 살았다. 여차저차 복잡한 사정으로 야밤도주를 해서 서울에 올 수 밖에 없었는데, 그 섬을 떠나면서 제일 아쉬웠던 건... 섬 중간 산에 오르는 중턱에 있던 아메리칸 다이너 식당에서 커피 한잔 못해본것이었다. 커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기사도 썼었는데. 정작 마셔보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그 후, 그 섬에 갈 일은 없지만 - 가끔 그 카페의 커피맛은 어떨까 상상을 한다. 언젠가 다시 가게 된다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그 언덕 중간에 있는 식당으로 먼저 달려가리라. 시원한 아이스커피 한 잔 마시고, 가보지 못했던 섬안의 섬에 들어가 스노클링도 마음껏 하리라... 그리고 너무 먹고 싶었던 코코넛 크랩도 양껏 먹어치우리라. 너무 어려서 했던 사회 생활. 그래서 오히..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니, 같은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역시나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을까. 다름을 인정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어느 정도 포기를 해야한다는 말이기도 하니까그 포기의 정도가 어디까지 인가를 놓고 가늠해야 하는 저울질. 여름에 갔던 아유타야는 더웠다. 정말, 더웠다. 더운 나라답게 에어컨 하나는 빵빵하게 틀어대는 버스에서 오들오들 떨다가 내리니 눈까지 멀어버릴 것 같은 강한 햇볕에 한동안 어쩔줄을 몰라했다. 사원엔 한두명의 사람뿐, 동남아에서 흔한 관광객조차 없었다. 주황색 옷을 걸쳐입은 여러 부처님들이 쭉 앉아 명상중이었다. 대놓고 손을 모아 기도할 순 없었지만, 마음속으로 살짝 손을 모아 나의 찬란한 미래를 부탁했었다. 그때 했던, 나의 바람은 ..
러브 스토리와 로맨스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러브스토리에서는 사랑을 이루기까지의 장애가 본질적으로 주인공의 내부에 존재한다. 이를테면 지나치게 강한 자존심 따위가 사랑에 장애가 될 수 있다. 연인들은 지나친 자존심 때문에 불화를 겪고, 주변 인물들은 오만한 주인공들이 불가피한 상황을 자초하는 것을 보고 그들의 어리석음과 우스꽝스러움을 놀리며 재미있어 한다. 따라서 러브 스토리는 코미디가 되기 쉽다. 하지만 로맨스에서는 주인공들의 사랑에는 문제가 없다. 멘초냐의 표현에 따르면, 이들은 처음 본 순간부터 자신의 심장이 큐피드의 화살에 맞았거나 사랑의 천둥소리에 전율했음을 알고 있다. 러브 스토리의 갈등이 자존심 문제처럼 연인들이 자초한 것인 데 반해, 로맨스의 갈등은 가족과 사회가 연인들에게 지운 가..